봄바람을 타고 정치의 계절이 올 것 같다. 3,4월에 정치지형의 변화를 부를 수 있는 변수들이 여럿 대기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그 진폭이 아주 클 수도 있다.
특히 여당에는 역학구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재료들이 많다. 우선 3월초로 예상되는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이 주목된다. 그의 귀국은 어떤 형태로든 한나라당 구도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친이명박계 진영에는 이재오라는 하나의 '무게추'가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친박근혜계에는 경계를 촉발시키는 대상이 될 것이다. 최근 친박계가 모임을 통합하는 등 조직화 움직임을 보이는 데서 이런 기류가 읽힌다. 친이계 한 핵심의원은 5일 "이 전 의원의 귀국이 친박 진영을 긴장시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계파 갈등이 심화할지 아닐지는 이 전 의원의 행보에 달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새 원내지도부 선출, 당협위원장 교체, 4ㆍ29 재보선 공천 등 일련의 중요한 정치일정과 맞물려 양측 간 갈등이 한층 증폭될 우려도 있다. 벌써부터 당협위원장 교체를 둘러싼 친이_친박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이 전 의원 측근들은 이를 감안, "이 전 의원이 귀국하더라도 낮은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의원도 이날 64번째 생일을 맞아 팬클럽과의 인터넷 화상채팅을 갖고 "미국에 간 목적을 달성한 만큼 더 이상 해외에 머물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를 둘러싼 정치적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의 4월 재ㆍ보선 출마도 변수다. 박 대표는 아직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출마 결심을 굳힌 분위기다. 박 대표가 대표직을 갖고 출마할지, 떼고 출마할지, 재보선에서 당선될지, 낙선할지 등 여러 경우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박 대표가 원내 입성에 성공한다면 여권 내 구심점으로 위상이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낙선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여당으로선 머리가 아프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박 대표는 반드시 당선될 곳에 출마해야 한다"며 "박 대표가 다시 원내로 들어온다면 리더십이 강화될 것이지만 만에 하나 떨어진다면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복귀 문제가 미묘하다. 정 전 장관이 4월 재보선을 통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곧 민주당 내 구도 변화와 직결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정세균 대표의 신주류와 구주류 간 대결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두고 찬반 의견이 쏟아지는 것은 모두 그 파장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4,5월로 예상되는 차기 원내지도부 선출 과정에서도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 있다.
2월이 지나면 이런 변수들의 뚜껑이 하나씩 열릴 것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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