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러츠(Triple Lutz)를 깨끗하게 성공시킨 ‘피겨 요정’ 김연아(19)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김연아가 배경음악 <죽음의 무도> 선율에 맞춰 얼음판을 날아다닐 때마다 캐나다 관중은 박수 갈채를 보냈고, 검은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가 동작이 끝날 때마다 가산점을 적는 심판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죽음의>
점프 3개, 스핀 3개, 스텝 2개 등 총 8개 동작을 펼쳐야 하는 규정종목(short program). 단 하나의 실수도 없이 동작마다 가산점을 따낸 김연아는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수(72.24점)를 세웠다. 김연아가 5일 오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 빙상장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규정종목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총 35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자신이 2007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종전 최고 점수(71.95점)를 2년 만에 갈아치웠다.
개최국 캐나다는 조아니 로셰트(66.90점)와 신시아 파뉴프(60.98)가 김연아에 이어 2위와 3위에 올랐다. 김연아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57.86점)는 잦은 실수로 6위에 그쳤다.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에서 기본점수 9.5점에 가산점 0.4점을 포함해 9.9점을 받았다. 플립 점프에서 롱에지(wrong edge)가 의심된다는 ‘주의 표시’를 받은 게 옥에 티. 그러나 트리플 러츠(공중 3회전)와 더블 악셀(공중 2.5회전)에서 가산점을 1.4점이나 받았다. 게다가 레이백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도 레벨 4로 처리하는 등 절정의 연기를 뽐냈다.
김연아가 세운 역대 최고 점수는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걸로 보인다. 실수가 없었던 데다 가산점이 워낙 많아서다. 김연아는 자유종목(free skating)에서 127.76점 이상 얻으면 꿈의 점수 200점을 돌파하게 된다. 자유종목 역대 최고점수는 김연아가 갖고 있는 133.70점이고, 규정종목과 자유종목을 합산한 역대 최고점수는 아사다가 세운 199.5점이다.
퍼시픽 콜리시움 빙상장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경기장으로 4대륙선수권은 프레올림픽이란 의미가 있다. 규정종목 역대 최고 점수를 작성한 김연아가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김연아는 7일 오후 자유종목에 출전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4대륙선수권 우승에 도전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