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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악몽' 하이닉스 '재기 신화' 다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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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악몽' 하이닉스 '재기 신화' 다시 쓸까

입력
2009.02.0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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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주저 앉고 마는 것일까.

현재 세계반도체 시장은 '치킨게임(상대가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 벌이는 출혈경쟁)'에 비유될 만큼 혼란스런 상황. 과연 세계 2위 D램 반도체 제조업체인 하이닉스가 이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될지, 패자가 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2년의 '치킨게임'에서 사지(死地)로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전례가 있다. 과연 이번에도 극적인 재기에 성공할 지 관심사다.

막대한 적자

하이닉스는 5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5,120억원, 영업손실 7,8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으며 적자는 전분기(4,65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실적도 매출 6조8,180억원에 영업손실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2007년 491억원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 전환했다. 어마어마한 적자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것은 반도체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1기가비트(Gb) D램은 지난해 1월 1.9달러에서 12월18일 0.58달러까지 떨어졌다. 16Gb 낸드플래시도 지난해 1월 5.75달러에서 11월28일 1.64달러로 최저점을 찍었다. 이 바람에 하이닉스의 D램 평균판매가격은 4분기에만 3분기 대비 43% 하락했으며 낸드플래시도 4분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37% 줄면서 4분기 평균 판매 가격 또한 3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올해 사정도 별로 좋지는 않다. 지난해 말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다소 회복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수요회복 아닌 공급축소(감산)의 결과 여서 대세상승을 말하기는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4, 5월이 지나야 반도체 값 회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하이닉스 전망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하이닉스 극복전략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만 일본 미국 등 업체들은 60~70나노 공정기술로 D램을 생산한다. 우리 업체들만 50나노 기술을 갖고 있다. 그만큼 기술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한 발 더 나아가 하이닉스는 올해 40나노로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이미 40나노 1Gb DDR2 D램을 개발했다"며 "올해 3분기 중 40나노 D램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0나노 D램도 연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기술경쟁력을 통해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을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하이닉스측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현금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주주협의회 차입금과 유상증자를 통해 총 8,240억원을 마련했다. 여기에 장비 매각 등 자구계획을 통해 1조원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 올해 기존 보유현금을 포함해 2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반면 올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약 1조원 규모여서 자구계획만 예정대로 추진되면 올해 자금압박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엇갈린 시장반응

하지만 시장상황은 가변적이다. 분명 ▦유럽쪽 최대 D램 생산업체 키몬다의 파산 신청 ▦일본 엘피다의 공적 자금 투입 요청 ▦파산 직전까지 몰린 대만 프로모스의 위기 등은 '치킨게임'이 끝나간다는 청신호임에 틀림없다. 이대로 버틴다면, 하이닉스는 지난 2001~2002년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듯이 이번에도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분기 이후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해외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도 있다. 반종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가격이 안정되면 대만 이노테라, 미국 마이크론 등이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며 "대만 정부의 자국 반도체 구제안이 구체화하면서 한국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손실을 휴대폰이나 디지털미디어쪽에서 커버할 수 있지만, 하이닉스는 반도체 전업회사라 이런 완충장치가 없다. 한 시장관계자는 "반도체 경기는 어떤 업종보다도 등락이 심한 업종"이라며 "하이닉스는 이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등락에 따라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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