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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붉은 물결' 또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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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붉은 물결' 또 한번 보고 싶다

입력
2009.02.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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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붉은 물결'이 다시 한번 한반도를 뒤덮을까. 한국 축구가 다시 한번 월드컵 유치에 나선다. 이번에는 단독 개최다.

대한축구협회가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 유치의향서를 현지시간으로 마감시한인 2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전달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 개최한 데 이어 두 번째 월드컵 유치를 추진하게 됐다.

역대 월드컵에서 두 차례 이상 유치에 성공한 국가는 이탈리아(1934, 1990) 프랑스(1938, 1998) 브라질(1950, 2014) 멕시코(1970, 1986) 독일(1974 서독, 2006) 5개국 뿐이다.

현재 월드컵 유치 의사를 밝힌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카타르(이상 아시아) 잉글랜드, 스페인-포르투갈, 네덜란드-벨기에, 러시아(이상 유럽), 미국 멕시코(이상 북중미), 이집트(아프리카) 등 12개 국가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2018년 또는 2022년 대회 가운데 하나는 아시아 대륙에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성사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뒤늦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의 노하우를 살린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당시에도 한국은 일본보다 4년이나 늦게 월드컵 유치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뒤늦게 출발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대적인 국민의 지지 아래 사상 첫 공동 개최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오히려 내부적인 여건은 2002년 대회를 유치했을 때보다 좋다는 평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 대회 규격에 맞는 10개 경기장 등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 호주,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한 발 앞서 있다. 정몽준 FIFA 부회장의 스포츠 외교력도 든든한 백그라운드다.

그러나 협회의 희망대로 흘러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2018년 동계올림픽(평창)과 2020년 하계올림픽(부산) 유치에 나선 상황에서 정부가 월드컵 유치에 힘을 보탤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협회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수 천억원의 비용이 드는 큰 행사인데 사전 논의 과정이 없어 아쉽다"고 했고, 안기헌 수원 단장은 "월드컵을 유치하려는 배경이나 취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월드컵의 성공적 유치를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치 신청국은 내년 5월까지 FIFA에 정부의 동의서가 첨부된 최종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경우에 따라 실사를 받게 된다. FIFA는 내년 12월 집행위원회에서 2018년과 2022년 대회 개최지를 동시에 결정할 예정이다.

오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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