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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산대희' 두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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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산대희' 두둥실

입력
2009.02.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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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대희(山臺戱)는 산 모양의 무대를 세우고 놀던 크고 화려한 전통 연희다. 신선들이 산다는 삼신산을 만들어 그 아래위에서 광대와 기생들이 노래하고 춤추며 온갖 재주와 기예를 뽐냈다.

<고려사> 에 따르면 정월대보름날 연등회를 하면서 궁궐 마당에 산대를 세우고 산대희를 거행했다. 국가 차원의 축제로 왕부터 백성까지 즐기던이버라이어티 쇼는 신라진흥왕 때부터 내려와 조선 중기에 정점을 찍는다. 광화문보다 더 높이 산대를 세우고 놀기도 했다.

국립국악원은 옛 문헌을 바탕으로 산대희를 복원해 지난해 정월대보름에 처음 선보였다. 춘하추동 계절 따라 변하는 아름다운 산의 모습에 음악과 노래와 춤을 배치한 이 공연은 매진됐고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새로'수상(水上) 산대희'를 제작해 정월대보름인 2월9일저녁 7시30분부터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앞뜰에서 공연한다.

수상 산대희는 물에 배를 띄우고 노는 산대희를 가리킨다. <고려사> 에는 "왕이 수희(水戱)를구경하려고 오십여 척의 배에 색이 고운 돛을 달고 악기와 채붕(나무로 단을 만들고 오색 비단 장막을 늘어뜨린 장식 무대)과 고기잡이 도구를 싣게 했다.

왕 앞에서 여러 가지 연희를 하던 중 어떤 사람이 귀신놀이를 하면서 불을 머금었다 토하다가 실수하여 배 한 척을 태워 버리자, 왕이 크게 웃었다"는 기록이 있다.

수상 산대희가 매우 호사로웠음을 짐작케 하는 구절이다. 조선시대 <연산군일기> 는연산군이 경회루 연못가에 삼신산을 만들어 배를 타고 다니며 구경하면서 악공 등의 노래와 연주를 즐겼다고 전한다. 연산군은 경회루 연못에 여러 척의 배를 띄워 잇대어 묶고 그 위에 판자를 깔아 삼신산을 세우기도 했다.

국립국악원의 이번 수상 산대희에는 국립국악원 연주단과 무용단 외에 남사당놀이보존회, 사자놀이연구회 등 100여명이 출연한다. 예악당 실내 공연인 1부에 이어 2부는 바깥 마당에서 한다.

예악당 공연은 객석에 배의 난간 모양을 설치하고 영상과 소품을 활용해 물에 띄운 배에서 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첫 순서는'어룡지희(漁龍之戱)'로, 신령스런 물고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면서 가뭄에 비를 뿌린다는 내용을 춤과 영상, 음악으로 보여준다.

이어서 연꽃을 두고 학이 춤추는 학연화대무, 신선과 어린이들이 호랑이와 더불어 노는 호랑이 놀이, 온갖 동물들의춤, 십이지신 동물 탈을 쓰고 나와 춤추고 연주하는 '만연지악(曼延之樂)'으로 이어진다. 어룡지희와 만연지악은 지난해 산대희에서 빠졌던 것인데, 옛 문헌을 살펴 복원했다.

예악당 앞뜰의 달맞이 산대놀이는 풍물패가 이끈다. 동물 모양의 등을 많이 놓아 환하게 밝힌 채 보름달 아래서 한바탕 논다. 지난해의 액을 풀고 새해의 복을 비는 비나리로 시작해 버나 돌리기, 땅재주등 남사당의 기예와 사자놀이로 신명을 올리고 다같이 어울려 강강술래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관람료 1만원, 8000원. 가족 3대가 함께 보러 오면할아버지 할머니는 무료다. 무료 관객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해서 자리를 지정받아야 한다. (02)580-3300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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