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단순한 경제 파급 효과만이 아니었다.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 국민적 화합과 통합의 계기가 됐다. 대한축구협회의 희망대로 월드컵 단독 개최가 성사될 경우 그 이상의 시너지도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월드컵 유치 신청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일찌감치 월드컵 개최 의사를 표명하며 준비해왔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이전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월드컵+동계올림픽+하계올림픽=?
월드컵은 올림픽과 함께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다. 그런데 월드컵과 올림픽을 한 국가에서 같은 시기에 개최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미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부산이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에 나선 상태다.
협회의 월드컵 유치 계획에 대해 정부측은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체육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나친 국제대회 유치 경쟁에 대해 "각종 국제 체육행사에 가보면 IOC위원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한다. '동계올림픽을 하겠다는 거냐, 하계올림픽을 하겠다는 거냐. 헷갈린다. 둘 중 하나를 정하라'고 한다"며 "이렇게 해서는 두 개 다 안된다. 체육 발전에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쓴 소리를 던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소관이지만 월드컵은 FIFA에서 결정한다"며 올림픽 유치 문제에 대한 주위의 우려를 일축했다. 월드컵은 단일종목인 축구 이벤트로 종합스포츠인 올림픽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 밑져야 본전?
축구계의 의견 수렴과 정부의 사전 공조 없이 월드컵 유치 결정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성공적인 월드컵 유치를 위해서는 수 천억원의 비용을 필요로 하고 정부, 지자체, 기업 등 각계의 도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내년 5월 유치 신청서에는 정부의 동의서가 필요해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나서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월드컵 유치 신청 자체가 주는 사전 포석의 의미도 크다. 마감시한까지 유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완전히 배제되기 때문이다. 설령 이번에 유치 경쟁에서 실패하더라도 2026년 이후 유치 경쟁에서 선점 효과를 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