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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수시모집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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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수시모집 논란 확산

입력
2009.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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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고려대 수시2학기 모집 일반전형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최근 "외국어고 출신들의 합격률이 일반고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내용의 합격자 자체 분석결과를 관련 데이터와 함께 내놓으면서, 지난해 10월 불거졌던 '외고생 우대' 논란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고려대 수시2학기 모집 1단계 전형에서 외고 출신 지원자는 총 4,295명으로, 이 중 2,508명이 합격해 합격률이 58.4%에 달했다. 일반전형 전체 지원자 4만772명 중 외고 출신이 10.5%(4,295명)에 불과한 사실을 감안하면 외고생 합격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권 의원측 주장이다.

권 의원측과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1단계 합격자 비율을 보면 '외고생 우대' 의혹이 더욱 짙다"고 지적한다. 대원외고의 경우 지원자 212명 중 90%에 육박하는 190명이 1단계를 통과했고, 한국외국어대 부속 외고도 84.6%의 1단계 합격률을 보였다.

I외고 2명 등 내신 6~7등급의 외고 출신 학생들이 대거 합격했다는 '물증'도 제시됐다. 권 의원 측은 "수시2학기 모집이 내신 중심 선발임을 고려하면, 이처럼 높은 1단계 합격률은 '외고생 우대'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고려대는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고려대측은 내신 산출 방식부터가 다른 주요 대학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들어 서울대의 경우 등급별로 점수를 부과해 사정을 한다.

1등급 2점, 2등급 1, 3등급 1점을 각각 부여하는 아주 간단한 방식이다. 그렇지만 고려대는 내신 등급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이른바 '보정(補正)점수'를 사용하고 있다. 내신에 반영되는 과목별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 등을 집어넣어 과목등급을 다시 산출한다는 것이다.

특정 과목 1등급 수험생들이라도 고려대에 지원하면 재산정된 내신등급이 대부분 다르게 나타나게 이유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보정점수를 적용하면 성적 표준편차가 적은 외고생들이 아무래도 등급 조정이 많이 이뤄지게 돼 특목고 우대로 비쳐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해석도 있다. 고려대측이 모든 지원자들에게 똑 같은 내신 산정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보정점수'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고려대에 2명이 응시했던 한 지방 일반고의 경우 보정점수가 낮은 학생은 1단계 전형에 합격했으나, 높았던 학생은 오히려 탈락했다. 합격생은 학생회장 출신이었다.

이렇게본다면 10% 정도 밖에 반영하지 않는 비교과 영역(공인외국어능력성적, 대외 각종 수상실적, 학생회 및 봉사활동 등)이 보정점수를 뒤집을 정도로 비중이 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교과 등급이 낮은 외고 출신들이 많이 합격한 것은 내신 기본점수를 웬만큼 후하게 주지 않고는 '보정점수' 만으론 어려운 일"이라며 "고려대측은 높은 내신 기본점수에다 보정 내신, 비교과 영역을 합쳐 전형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어떤 경우든 간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의혹이 큰 만큼 고려대측이 구체적인 전형 방식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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