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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일등공신' 대슐 보건장관 지명자 탈세 의혹에 퇴진/ 바마 "내가 일 망쳤다… 벌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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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일등공신' 대슐 보건장관 지명자 탈세 의혹에 퇴진/ 바마 "내가 일 망쳤다… 벌 받고 싶다"

입력
2009.02.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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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을 망쳤다. 전적으로 내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14일만에 사과를 연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대부' 톰 대슐 보건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미 정부 각료 후보자들이 탈세 추문으로 잇따라 중도 퇴진한 것을 두고 3일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탈세 논란에 휩싸여 상원 인준이 불투명했던 대슐 지명자가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며 "그의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대슐 지명자도 "의회와 국민의 완전한 신뢰 없이는 의료개혁을 추진할 수 없다"며 "나는 그럴만한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실수를 인정했다. 대슐은 보건장관 뿐 아니라 인준이 필요 없는 백악관 '의료 차르'의 자리까지 내놓았다. 그는 2005~2007년 신고하지 않았던 세금 12만8,203달러와 이자 1만1,964달러를 보건장관으로 지명된 뒤인 이달 2일에야 납부하고 이를 반영한 납세 신고서를 제출해 탈세의혹을 받았다.

백악관 '최고 성과관리 책임자(CPO)'로 지명됐던 낸시 킬퍼가 역시 탈세 문제로 상원 인준을 앞두고 대슐 지명자가 낙마하기 수시간 전 사퇴했다. CPO는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신설한 자리로, 연방정부의 예산과 정부개혁을 감독하는 요직 중 하나다.

두 사람이 잇따라 물러남으로써 세금 문제로 도중하차한 오바마 정부 고위 인사는 지난달 상무장관 지명이 철회됐던 빌 리처드슨을 포함, 3명으로 늘어났다. 인준은 받았지만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소득 불성실 신고로 홍역을 치렀다.

대슐 지명자의 사퇴는 앞선 2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뼈아팠다. 대선 출마에서부터 선거유세, 당선 이후 조각 과정까지 오바마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대슐이다. 대슐은 오바마가 상원 초선의원으로 대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할 때 "다음에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며 출마를 독려한 '오바마 대통령 탄생'의 일등 공신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까지 "그가 보건장관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고집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대슐의 퇴장으로 오바마가 강력한 의지를 보인 의료개혁은 급제동이 걸렸다. 대슐은 자타가 공인하는 의료분야 전문가인데다 26년간 의정활동을 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오바마의 보건정책을 집행하고 의회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그보다 나은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더 큰 문제는 오바마 정부가 받는 정치적 타격이다. 오바마 정부는 개혁과 윤리라는 도덕성이 최대 자산인데 고위인사가 줄사퇴함으로써 국정 장악력이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5개 방송사와 연속 인터뷰를 갖고 대슐 장관의 낙마와 관련해 "호된 벌을 받고 싶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자신을 질책했다. 부시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데 인색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오바마는 "나는 워싱턴을 변화시키겠다고 선거운동을 했다"며 "납세에서 고위 인사와 평범한 국민 사이에 두개의 룰이 존재했다"며 직설적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또 "나 자신과 우리 팀에 실망했다"며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자세"라고도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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