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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공 울렸는데 조용한 여의도/ 한나라당, '속도전' vs '숙성론'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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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공 울렸는데 조용한 여의도/ 한나라당, '속도전' vs '숙성론' 자중지란

입력
2009.02.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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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 내에서 한바탕 논란이 벌어질 조짐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2일 청와대 오찬에서 “국민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며 ‘속도전’에 우려를 표명한 게 계기다. 그간 당내 기저에 깔려 있던 이견이 ‘숙성론’이란 이름으로 표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좀 빨리 하자”는 얘기와 “좀 더 기다리자”는 말 사이엔 일견 시간차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동의 여부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두 단어 사이에 존재한다. 한 당직자는 “속도라는 말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침이자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속도전과 숙성론의 경계는 공교롭게도 당내 계파 경계와 어렴풋이 일치한다.

친이(親李) 공성진 최고위원은 3일 YTN라디오 ‘강성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숙성론은 위기의 실상을 모르거나 정치인으로 기본적인 자세에 문제가 있는 분들이 주장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작년 12월에 처리됐어야 할 여러 법안이 집행되지 못해 난관에 봉착해 있는 만큼 속도전이 아니면 금년 한해가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듣기에 따라선 박 전 대표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친이 주류들도 숙성론에 대해 마뜩지 않다는 반응이다. “공자님 말씀만 해 가지고 될이냐”“왜 김빼는 소리만 하느냐”는 냉소가 나왔다.

하지만 친박(親朴) 측은 쟁점법안 뿐만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국민화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한 친박 의원은 “지난해 연말 빨리 가려다가 오히려 더 늦어진 경험이 있지 않느냐. 원칙과 절차를 밟는 것이 오히려 빨리 가는 길”이라며 “국민의 뜻을 결집하고 화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기 극복방안”이라고 반박했다.

친박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난 1년 동안 잘못이 있더라도 비판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며 “앞으로는 잘못된 일에 대해선 시시비비를 가려서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속도 대 숙성의 논쟁이 당내 계파 갈등과 결합돼 더 큰 갈등으로 번질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야당이 결사 반대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혼연일체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쟁점법안의 빠른 국회통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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