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패션업계 CEO들 '컬처비즈'를 말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패션업계 CEO들 '컬처비즈'를 말하다

입력
2009.02.06 00:03
0 0

지난 연말 ㈜FnC코오롱의 사내 모든 VMD(비주얼 머천다이저·매장기획자)들에게 제환석 대표의 특명이 떨어졌다. 태양의 서커스단의 두번째 내한공연 <알레그리아> 를 필수적으로 관람하라는 것이었다. 제 대표 스스로 임원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직후 나온 조치." 일시적인 공연의 무대장치도 저렇게 치밀하게 꾸미는데 고객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우리가 부족한 것은 뭔지, 보강할 점은 뭔지 매장 차별화를 담당하는 부서 직원들이 직접 보고 체감해야 한다"는 것이 제 대표의 주장이었다.

제대표는또이번설연휴 직전 창조 경영 관련 서적 <펭귄을 날게 하라> 를 팀장급 이상 전 임직원에게 선물로 나 눠줬다." 설 연휴 동안 읽고 자신의 업 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 는 숙제와 함께. 경기침체로 과거 어떤 때보다 현장경영이 강조되는 시기이지 만, 라이프스타일 산업인 패션은 문화 생활을 통한 감성과 창의성 개발을 통 해서도 업그레이드될수있다는 믿음에 서다.

패션업계 CEO들이 목하 컬처비즈 (Culture Business) 공부에 심취해 있 다. 컬처비즈는 문화를 상품판매를 위 한 마케팅 도구로 인식하는 데서 한발 더나아가 기업환경 자체를 문화적으로 바꿈으로써 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진화하자는 개념이 다. 지난 3일엔 패션업계지'패션인사 이트' 주최로 전문가 좌담회'왜컬처비 즈인가'도 열리는 등 컬처비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 대표는 이번 책 선물 전에도 <딜 리셔스 샌드위치> <그림 읽는 ceo> 등 의 독서를 추천하는 등 FnC코오롱 내 에 독서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 마케 팅PR팀에는 매달 이색장소와 이색공연 을 개발하는 실천과제를 부여, 매달 리 포트를 사내 전산망에 올려 전 직원이 공유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직원 모두 문화 트렌드에 발 빠르게 적응, 패션상 품의 개발 및 마케팅에도 이를 접목하 자는 취지다.

브랜드 런칭 5년차인 지난해 연매출 1,200억원을 올린 대박 브랜드'폴햄' 을운영하는 에이션패션 박재홍 대표도 컬처비즈의 전도사다. 홍익대에서 예술 경영 MBA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박대 표는"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는 이제 경쟁력이 아닌 기본기"라고 말한다. 패 션산업이 글로벌화하는 시대에 패션기 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문화적 정체성 구축이라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소비 양극화나 가치소비와 감성소비가 공존 하는 시대에 소비자는 작은 사치로 위 로받고 싶어한다. 브랜드가 그들을 위 해 어떻게 서비스할 수 있느냐가 컬처 비즈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에이션패션의 경우 사회적 책임의식 을기업문화로잡았다. 2004년처음브 랜드를 내놓을 때부터'해피 프라미스' 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온 폴햄은 첫 해 아프리카 난민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작업을 비롯 지난해에는'케 어'(care)라는주제아래미국앨고어재 단과연계한글로벌캠페인을벌여화제 를모았다. 올해의주제는'슬로라이프'. 박 대표는"컬처비즈의 핵심은 지속 성과 진정성이라는 점에서 일회성 판촉 에그치지않고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심 을 보여주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불 경기이지만 폴햄의 1월매출은 전년동 기대비 20% 상승했다.

이밖에 EXR코리아의 민복기 대표는 국내에 처음 캐포츠(캐릭터 스포츠)의 류개념을 도입하면서 기존 아디다스나 푸마 등의 스포츠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스노보드 대회를 지속 후원하는 등컬처비즈에 적극적이다. 라이프스타 일 소품과 조경, 외식업에서 최근 패션 유통업에 까지 뛰어든 파주 프로방스의 하명근 대표도 컬처비즈를 통해 강력한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 대표는 작은 레스토랑과 도자기 및 화초 전시장으로 시작한 프로방스는현 재 1만평 규모의 외식, 쇼핑 및 유통업 체로 몸집을 키운 상태. " 우리나라 사 람들이 갖고 있는 디자인 감성은 굉장 하지만 이를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 련돼 있지 않았다"면서"디자이너와 소 비자가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터를 제 공하는 것도 컬처비즈의 유용한 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