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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당뇨병성 신경병증, 자칫하면 '발절단'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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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당뇨병성 신경병증, 자칫하면 '발절단' 치명적

입력
2009.02.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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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8% 정도인 400만명이 앓고 있는 당뇨병은 환자의 몸을 서서히 갉아먹는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만성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이 오래되면 혈관이 망가져 각종 만성 합병증이 생긴다.

각종 만성 합병증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진행돼 생명을 단축시킨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망막병증 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만성 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정상으로 되돌리기 힘들고 계속 악화한다.

■ 통증과 감각이상 유발

당뇨합병증 가운데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20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환자의 50~9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대한당뇨병학회 조사). 매년 1만명 정도가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발과 다리를 잘라내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의 합병증에 대한 인식은 미미하다.

한 대학병원을 찾은 환자 2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의 75%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진단에 필요한 발 검사를 한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생명을 위협하지 않고, 초기에는 가벼운 이상 징후만 나타나 간과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신경에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긴다. 이를 장기간 방치하면 신경계와 관련된 장기를 손상한다. 신경 손상으로 인한 증상도 다양해 두통, 운동장애, 소화장애, 발기부전 등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과 감각이상이다.

통증은 따끔거리거나 화끈한 느낌이 든다. 이와 반대로 외부 자극을 느끼지 못해 상처가 나거나 뜨거운 것이 닿아도 느끼지 못한다. 발이 저리거나 지글지글한 느낌,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은 느낌이 온다고 표현한다.

환자 중에는 발바닥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나 전기가 통하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통증은 밤에 더 심해진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초기에 통증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환자는 25%에 불과하다. 초기에 통증이 와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이와 반대로 감각이 없어져 차갑거나 뜨거운 것, 통증조차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면 발에 생긴 작은 상처로 인해 발을 절단해야 할 만큼 큰 상처로 진행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박중열 교수는 따라서 "다리 감각이 감소된 당뇨병 환자는 매일 발을 잘 살피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통증 방치하면 궤양ㆍ괴사로 발 절단할 수도

통증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시발점이라면 궤양과 절단은 종착점이다. 발은 심장과 거리가 멀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신경병증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특히 굳은살, 무좀, 습진, 발톱이 파고 들어 생긴 상처 등은 궤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상처가 생기면 고혈당과 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상처 회복이 더디거나 아예 낫지 않는다. 이런 상처에 추가로 감염이 생겨 상처가 크게 곪을 수 있다.

발에 궤양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시간을 지체하면 살과 뼈가 모두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이 돼 발을 잘라야 할 수도 있다.

궤양이 생기면 환자 상태에 따라 외과 처치와 항생제 처방 등을 한 뒤 발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발을 쉬게 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당뇨병성 신경병증 검진을 규칙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끝이 뾰족한 바늘을 수검자 발바닥에 찔러 신경반응의 이상 유무를 간단히 알아보는 모노필라멘트 검사나 진동감각 검사로 신경병증을 조기 진단한다면 혈당과 통증관리를 통해 발을 절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또, 시력장애나 배뇨장애, 소화장애 등 다른 증상이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만약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진단됐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인 통증이 발생하면 무조건 참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한 뒤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통증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까지 개선하는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ㆍ한국화이자제약)가 출시됐다.

이 밖에 일반 당뇨병 치료처럼 식이요법과 운동, 꾸준한 치료 등으로 혈당을 관리해야 한다. 또, 발에 생기는 상처가 궤양이 돼 발을 자를 수 있으므로 평소 발에 상처가 나거나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날씨가 건조하면 발에 혈류량이 줄어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청결히 하고 보습 크림 등으로 피부 수분을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전기장판과 난로와 같은 온열 기구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감각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는 뜨거움을 잘 감지하지 못해 화상을 입어 더 큰 상처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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