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홍신자(69)씨가 자신의 대표작인 ‘순례’를 초연 후 12년 만에 새롭게 손질해 내놓는다. 음악과 의상, 조명, 무대를 보완하고 제목도 ‘순례자’로 바꿔 그의 무용단 웃는돌이 6~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인다. 의상은 한글 패션디자인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맡았다.
‘순례’는 삶을 구원과 깨달음을 찾아가는 순례의 여정으로 표현한 철학적 작품이다. 1997년 서울 세계공연예술제에서 초연했을 때 “춤의 개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듬해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 초청공연을 했고 이후 독일과 중남미 9개국, 미국, 일본 등을 돌면서 표현주의적 요소가 깃든 미래지향적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홍씨는 “삶이 곧 순례이기 때문에 순례를 종교적 의미로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면서, “전작 ‘순례’가 삶을 고행의 연속으로 보는 무거운 분위기였던 데 비해 이번 ‘순례자’는 삶의 고뇌뿐 아니라 기쁨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러한 변화는 삶을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가 바뀐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초연 후 12년 동안 제가 달라진 거죠. 삶이 고통이 전부는 아님을 배웠으니까요. 나이 예순을 넘기고부터는 삶이 쉬워졌어요.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죠. 긍정이 많아지니까 삶이 쉬워지더군요.”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어느날 갑자기 춤에 사로잡혀 인생을 바꿨다. 한동안 인도에서 수행을 하기도 했다. 웃는돌 무용단은 1981년 뉴욕에서 만들었고, 1994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한 뒤 한국인 무용수로 다시 구성했다. 공연 문의 (02)586-6411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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