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6자회담을 통한 북핵해결 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5분부터 15분간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말하고 “일련의 상황을 살펴보고 6자 공조를 철저히 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통찰력이 소중한 교훈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미국 새 정부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도 “세계가 대공황의 교훈을 떠올려야 하며,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면 경제회복이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면서 “4월 런던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서 모든 나라가 뜻을 같이해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세계 경제가 살아난다”면서 “미국의 리더십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월 중순에 방한하도록 했으니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정상의 이날 통화는 미국 측 요청으로 이루어졌으며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직후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한다며 한국적 정서에 친근하게 접근한 바 있으며 이날 통화도 우의(友誼)가 넘쳤다.
이 대통령이 먼저 “헬로우(Hello)”라고 영어로 전화를 받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웃으면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전날 열렸던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를 화제로 올리며 “슈퍼볼 결승전에서 한국계인 하인스 워드가 있는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나도 그 팀의 팬”이라고 반겼다. 이 대통령은 또 “피츠버그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는데 미국 경제도 이처럼 역전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고,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통화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계속하고 있는 ‘전화 외교’의 일환으로,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 등과 통화를 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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