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1m 앞에서 날아가는 총알도 따라잡을 수 있는 초고속 추적 망원경ㆍ카메라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추적카메라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아닌, 세계 최초로 하드웨어적으로 움직이는 초미세 거울(반사경) 제작에 성공한 것이다.
이화여대 MEMS우주망원경창의연구단 단장인 박일흥 물리학과 교수는 3일 초미세전기기계시스템(MEMS) 기술을 이용한 초고속ㆍ광시야 추적망원경(MTEL)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로 52㎝, 세로 14㎝, 높이 12㎝의 이 소형 망원경은 러시아 과학위성 타티아나2에 탑재돼 4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연구팀이 개발해 특허를 낸 핵심기술은 두 축으로 움직이는 초미세 거울조각들로 구성된 망원경 반사경으로, 각도 1도를 움직이는 데 10만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타티아나2호에 탑재된 추적망원경은 800㎞ 고도에서 지구를 하루 15바퀴 돌면서 오존층 파괴를 유발하는 메가번개(지속시간 0.01~1초) 관측에 활용될 예정이다. 망원경 제작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한 연구비 20억원(개발비 5억원)이 투입됐으며 관측데이터는 러시아와 한국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현재는 섬광을 추적하는 용도로 개발됐으나, 어두운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민감한 센서와 결합하면 미사일 추적이나 다중목표 동시추적 등 군사ㆍ보안감시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12년 발사할 소형위성에 더 큰 규모의 추적망원경을 탑재, 감마선 폭발의 초기현상(폭발 후 70초 이내)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겠다는 목표로 공동연구를 논의중이다.
우주에서 대규모로 일어나는 감마선 폭발은 정체가 규명되지 않은 천문학계 난제의 하나로, 현재 기술로는 폭발 후 70초가 지난 뒤부터야 관측이 가능하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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