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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 수사보다 재판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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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 수사보다 재판에 골머리

입력
2009.02.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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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사진이 새로 꾸려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특별수사의 본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공판(재판) 준비로 발목이 잡혀 있다. 지난해 수사한 사건들이 줄줄이 무죄 선고되자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기 위해 보강수사 및 공판 준비에 여념이 없다. 중수부 내부에서는 "마치 특별공판부가 된 것 같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중수부가 지난해 수사한 사건 중 무죄가 난 것은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씨의 '대우 구명 로비' 의혹, 공기업 비리수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석유공사 본부장의 배임 혐의, 한국중부발전 정모 전 사장의 배임수재 혐의, 김승광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의 배임수재 혐의, 김현미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유전개발업체 ㈜세하 이모 대표의 사기대출 혐의 등이다.

지난해 수사한 것은 아니지만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국장의 뇌물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중수부가 한 수사 중 성공 사례로는 세종증권 인수비리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를 구속 기소한 게 유일할 정도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중수부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법원이 배임과 배임수재에 대해 느슨한 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도 있지만, 검찰의 정교하지 못한 수사기법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중수부 수사검사(연구관)들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지난해 무죄가 난 사건들의 공판을 책임지고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다.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이인규 중수부장과 '특수통'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새로 부임해 검찰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크지만, 새로운 수사에 앞서 '무죄 사건' 목록을 지우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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