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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 월가 경력 밝히지 마세요" 지탄 대상 전락…CEO 연봉 50만 달러 제한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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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 월가 경력 밝히지 마세요" 지탄 대상 전락…CEO 연봉 50만 달러 제한 움직임도

입력
2009.02.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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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대표적 금융회사 JP모건 본사에 근무하다 최근 사직한 아이리스 차우(35)씨. 그는 얼마 전 개인 사업을 하는 어떤 남자와 인사하다 수치심과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자신이 JP모건에 근무했다고 하자 이 남자가 빈정거리는 투로 "아, 당신이 바로 그들 중 한 사람이군요"라고 한 것이다.

차우씨는 "앞으로 절대로 JP모건 근무 경력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수년 전만 해도 친구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월가의 일자리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하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선망의 대상이던 월가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조롱과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심지어 뉴저지주 해켄색의 한 지역신문은 배가 파산해 물에 가라앉자 쥐 떼가 물 위에 간신히 떠올라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 만평을 게재하기도 했다. 배에는 '월스트리트'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쥐 떼는 '보너스' '최고경영자(CEO)'라고 쓴 보물 상자를 안고 있는 풍자 만평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나는 투자은행을 혐오한다'는 글귀가 새겨진 티셔츠도 판매되고 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던 일부 로비스트도 월가 CEO를 비난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한 로비스트는 "우리는 이제 아동 성추행범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월가 CEO의 과도한 보수 체계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NYT는 "구제금융 기업 CEO의 연간 기본급 상한선을 50만달러(약 7억원)로 제한하고 상여금도 이 액수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안을 정부가 준비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4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침이 시행되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시행돼 온 경영진 보수 제한 규정 가운데 가장 강경한 규제가 될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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