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사상 최악이라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홀로 선전하는 국내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 중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1월 자동차 판매량이 또 다시 급감했지만, 대형 업체 중 현대차만 판매량이 늘어났다. 현대차는 1월 미국에서 2만4,512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대비 14.3% 늘었다. 현대차의 판매 증가는 미국 시장의 극심한 침체를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차를 제외한 GM, 도요타 등 경쟁사들의 실적은 참혹하다. GM은 전년 대비 49% 급감한 12만9,277대, 도요타는 32% 줄어든 11만7,287대 파는데 그쳤다. 혼다와 닛산도 각각 28%와 30% 감소했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단독 호황을 구가하는 것은 GM, 포드 등 미국 '빅3' 업체의 어려움을 틈타 공격적인 마케팅과 대대적 광고로 효과를 거뒀기 때문. 현대차는 지난달 초 소비자가 1년 내 실직하면 자동차를 반납 받는 과감한 판촉프로그램을 시작해 호응을 얻었고, 고급 세단 '제네시스'가 북미지역 올해의 차로 선정된 점을 집중 홍보했다.
또 이달 2일 열린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개막 쇼와 경기 중계에 무려 5편의 광고를 내보냈다. 이달 22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광고를 계획하는 등 미국에서 최고 시청률을 올리는 초대형 행사에 잇따라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기아차도 1월 중 미국 시장에서 2만2,096대를 팔아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도 전년 동기비 각각 35%와 15% 늘어난 4만2,790대와 1만7,607대를 판매, 월간 실적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특수와 더불어 현지 정부에서 지난달부터 시행한 1,600㏄ 이하 중ㆍ소형차 구매세 인하정책을 기회 삼아 현지 법인들이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양 사는 유럽 최대 시장인 프랑스에서도 지난달 전년 동기비 각각 10.6%, 53% 증가한 1,549대와 1,282대를 팔았다.
LCD 분야의 약진도 눈부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LCD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25.7% 점유율로 1위를, LG디스플레이는 20.3% 점유율로 2위를 유지했다. 대만 AUO(17%)와 CMO(14%), 일본 샤프(8.4%)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2.6%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LCD TV용 패널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이 33.2%에 달해 세계 LCD TV의 3분의 1은 삼성전자 패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LCD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 순위에서 46.1%로 1위를 고수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각각 27.7%, 22.1%로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분야에선 LG전자가 지난해 1억70만대를 팔아 3위로 올라서며 삼성전자(1억9,700만대)와 함께 세계 3강 대열에 합류했다. 1위 노키아는 4억6,840만대를 판매했으며 3위였던 모토로라는 1억10만대를 판매해 4위로 내려앉았다. 5위 소니에릭슨은 9,660만대 판매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올해 휴대폰 시장에서 판매량을 더욱 늘려 글로벌 톱3 업체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