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과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40) 감독 가문 3대가 함께 전시회를 연다. 봉상균(77)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 이사장의 희수를 기념해 9~18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내 한전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에 봉 이사장의 2남 2녀 중 둘째 아들 봉준호 감독과 장녀 봉지희(47) 안양과학대 패션스타일리스트학과 교수, 그리고 장남 봉준수 서울대 교수의 딸 주연(6)양까지 3대가 참여한다.
봉상균 이사장은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문화공보부 산하 국립영화제작소에서 무대장치와 영화 자막 글자체 업무를 맡았던 국내 그래픽디자이너 1세대다. 영남대, 서울산업대 미대 교수로 강단에 서면서 11차례 개인전을 여는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색면 추상화와 솟대 등 전통적 이미지를 그래픽 디자인의 느낌으로 그린 작품 등을 선보인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 등 영화의 스토리보드 그림을 전시한다. 아버지 봉 이사장은 "준호는 그림을 전공하거나 배우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해 영화 제작용 스토리보드도 직접 만들곤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봉준호 감독은 소설가 구보 박태원(1909~1986)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어머니 박소영(72)씨가 구보의 둘째 딸이다. 미술과 문학적 기질을 모두 물려받은 셈이다.
봉준호 감독의 누나 봉지희 교수는 이화여대에서 섬유예술을 전공한 작가로, 이번에 섬유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봉상균 이사장은 "개인전을 열면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것도 뜻있겠다는 생각에서 아이들에게 함께 전시를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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