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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예상보다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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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예상보다 늦어진다

입력
2009.02.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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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바닥은 언제쯤일까? 이달 초까지만 해도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다수의 ‘기대’는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올 하반기는 물론, 자칫 내년까지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면서 전대 미문의 장기 침체에 맞춘 새 대응책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은행은 조만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전망이다. 3% 안팎을 기대했던 정부는 각종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낸다는 희망을 전제로 ‘1% 안팎’, 지난해 말 2.0%를 전망했던 한은은 4월 수정치 발표에서 ‘0%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

재정부 관계자는 “심각한 국내외 경기하강 상황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3%로 유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게 됐다”며 “정부 내에서도 3%는 이미 포기한 지 오래고 마이너스 성장만은 막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수치는 목표치인 만큼 적극적인 경기활성화 대책의 효과를 전제로 1%포인트 가량을 더한 1% 안팎이 유력한 상태다.

지난 주 이성태 총재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한은 역시 갈수록 악화하는 대내외 경제 현실을 반영,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 국내 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 4분기 -3.4%를 기록한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엔 더 낮아진다고 볼 때, 산술적으로도 하반기에 5% 전후의 플러스 성장을 하지 않는 한 올해 전체 성장률이 0%를 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기류는 우리 경제가 올 상반기 중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이미 물 건너 갔음을 보여준다. 경제가 살아나려면 수출과 내수, 둘 중 하나는 살아나야 하는데 어느 쪽도 회복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수출 환경을 좌우할 세계 무역량은 1980년 2차 오일쇼크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어들 게 확실시된다. 실제 우리 수출증가율(통관 기준)은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11월과 12월 -17~-19%를 기록했고, 올해 1월에는 32.8%(관세청 가집계)나 급감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소비도 마찬가지. 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실장은 “가계 소비동향을 분석한 결과, 작년 4분기까지 부채확장 과정을 거친 가계 부문이 급격한 경기 침체로 이제 막 부채조정 과정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소비보다는 빚 갚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돼 민간소비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의 경기 저점 예측시기도 갈수록 뒤로 미뤄지고 있다. 신 실장은 ‘예상보다 바닥이 훨씬 넓은 U자형 침체’를 예상했다. 그는 “최근 상황으로 볼 때 연내 바닥을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워낙 낮았던 작년 4분기와 비교한 올해 4분기 성장률 수치가 플러스가 된다 해도 내년부터 치고 올라갈 지는 미지수이며, 이 경우 자칫 L자형 장기 침체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달라진 환경에 맞는 새로운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양대 하준경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돈을 풀고 임시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 침체에 대한 면역력이 약한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재활을 돕는 장기 대책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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