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미용실 세탁소 구멍가게까지. 불황이 깊어지면서 이들 자영업자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2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597만명으로 2007년보다 7만9,000명 감소, 2000년(586만4,000명)이후 8년 만에 600만명선이 무너졌다.
자영업자는 임시ㆍ일용직 못지 않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 불황의 직격탄을 맞기 일쑤. 실제 국내 자영업 취업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8만5,000명 감소했다가 실직자들의 미니창업 붐 등에 힘입어 1999~2002년 연간 14만4,000명씩 늘어나며 2002년 619만명까지 불어났다. 그러다가 2003년 카드사태를 겪으면서 또다시 14만7,000명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분기별로 보면 1~3분기에는 전년 대비 7만명 안팎씩 완만한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가 고꾸라진 4분기에 감소폭이 9만5,000명으로 급격히 커졌다.
특히 종업원을 두지 않고 혼자 가게를 꾸려가는 영세 자영업자의 몰락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종업원 없이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2006~2007년에는 연 평균 1만명씩 감소한 반면, 지난해에는 4만4,000명이나 줄어들었다.
자영업의 체감 경기도 완전 바닥이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지난달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4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익을 내고 있는 가게는 22.9%에 불과했고, 28.4%는 지난 6개월간 부채가 늘었다. 체감경기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2002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38.7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자영업 취업자수가 감소하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설상가상 경기 침체까지 덮치면서, 자영업 몰락에 가속이 붙었다고 분석했다.
더욱 우려되는 대목은 자영업자들은 일자리를 잃어도 실업급여 등 안전장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에 신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임금근로자에서 퇴출되거나 취직이 어려운 청년층 등이 기댈 수 있는 곳이 자영업이지만, 국내 자영업은 취업자 비중이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2.1~3.6배에 달할 정도로 과밀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추세를 거스를 수 없어 상당기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상용직 등까지도 경기 침체의 타격을 받기 시작하면, 고용시장 악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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