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드라마 시장에 새 활로를 제시했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KBS2의 4부작 수요드라마 '경숙이, 경숙아버지'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즌2가 필요하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경숙이, 경숙아버지'의 최고 시청률은 종영일 기록한 13.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4부작 드라마라는 한계에도 불구, 인상적인 시청률을 남기고 마감한 셈이다. 특히 '명품 사극'을 내건 스타 PD 황인뢰 연출의 MBC '돌아온 일지매'와의 맞대결을 벌여 얻어낸 성과라 더욱 눈부시다.
'경숙이, 경숙아버지'의 성공은 방송 전부터 예고됐다. 2006년 초연한 동명의 원작 연극이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에서 두루 인정 받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6ㆍ25 전쟁 직후 무책임한 한량 아버지 조재수(정보석)와 그의 딸 경숙(심은경), 그리고 동네사람들이 빚어내는 삶의 따스한 웃음이 감동을 자아냈다는 평가가 많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오랜만에 사람 사는 이야기를 봤다', '볼수록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드라마'라는 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지지가 원작의 힘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사전제작에 따른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호연이 인기를 뒷받침했다. 특히 정보석의 한량 모습과 심은경의 왈가닥 소녀 연기가 시선을 잡았다.
'경숙이, 경숙아버지'의 성공은 짧고 굵은 여운을 남겨온 단막극 형태 드라마의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베스트극장과 TV문학관, 특집 드라마가 불황기 구조조정 1순위에 오르면서 단막극 형태 드라마는 지금 전무한 상태다.
이은규 TV드라마PD협회장은 "'경숙이, 경숙아버지' 같은 드라마는 사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지만 방송의 공공성이라는 측면서 필요하다"며 "막장드라마가 횡행하는 요즘 '경숙이, 경숙아버지'가 드라마의 제 역할을 다해줘 참 반갑다"고 평가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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