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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갑지 않은 절약 열풍/ 저축률 3% 육박… 1년새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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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갑지 않은 절약 열풍/ 저축률 3% 육박… 1년새 3배

입력
2009.02.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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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에 사는 그레이스 케이스(38)는 2년 반 전 실업자가 됐다가 최근 재취업에 성공했다. 연봉이 6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줄었지만 저축액은 도리어 늘어났다. 그녀는 "예전에는 차, 옷, 여행 비용 등에 월급 대부분을 소비했지만 이제는 저축을 많이 한다"고 AP통신에 털어 놓았다.

케이스씨만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저축률이 2.9%로 치솟았다. 3분기 저축률이 1.2%, 1년 전에는 1%를 밑돌았던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증가세다. 이 결과를 놓고 미국 당국은 머리를 싸매고 있다. AP통신은 "적게 소비하고 많이 저축하는 행태가 개인에게는 이롭지만 전 국민이 그렇게 행동할 때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활동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의 생산 감소, 인력 감축 등으로 이어지며 그 결과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이 마이너스 3.8%를 기록한 것도 소비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내 저축률이 계속 상승해 6%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넬대학 경제학과 로버트 프랭크 교수는 "사람들이 그 간 소비상승의 견인차 노릇을 한 주택가격 상승이 모두 환상에 불과했음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자신의 자산가치가 얼마나 급속도로 하락하는지,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겪어본 터라,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스콧 호이트 국장은 "대공황을 겪은 이들은 소비에 보수적이고 저축에 공격적이었다"며 "현재 자산을 신뢰할 수 없는 현재 미국인들은 대공황 당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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