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금융주의 달. 증권주와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기 악화와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부진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두 종목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4일)과 미국 정부의 배드뱅크 설립 등 각국 정부가 내놓은 금융 시장 안정화 정책들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전망이 밝기만 한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 호재들의 약발이 얼마나 갈 것 인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겸업 허용, 소액 결제 허용 등으로 증권사들의 돈벌이 수단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한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증권사들의 추천 종목에도 증권 주들의 이름이 한꺼번에 올랐다.
특히 그룹 차원의 안정적 지원과 자산 관리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삼성증권은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가장 각광 받고 있다. 또 대우증권은 최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가 강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채권 보유 비중이 큰 특성 때문에 금리하락으로 인한 채권 평가 이익이 급증해 매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위험하다는 전문가들 역시 많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자통법은 '대형 투자금융회사의 탄생'을 위해 만들었지만 전세계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로 빛이 바래고 있다"며 "처음 기대했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자통법 시행으로 투자자 보호 정책이 강화되면 불안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걱정하는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적게 발행할 것으로 보여 되려 증권사의 수익성을 감소 시킬 수 있다는 우려이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증권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펀드 판매, 증권 판매 등 수수료로 수익이 좋지 않은데다 증권사 수익이 금리에 좌지우지 되다 보니 변동성도 커져 앞날이 불투명하다"라고 말했다.
은행주에 대한 전망 역시 엇갈리고 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재무 구조가 좋아졌고 ▦은행의 수수료 수익 확대 등 핵심 이익의 안정성도 커지고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의지도 강해지고 은행들이 부실을 털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는 이유로 은행주를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장밋빛 희망을 너무 크게 가져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은행주의 반짝 상승은 미 정부의 금융 구제책이 배드뱅크 설립으로 구체화하면서 전세계 금융 불안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데 배드뱅크가 금융 부실을 완전히 해결하는 요술램프가 아닌 이상 미국 금융 주가 올랐다고 국내 은행주들도 무작정 오를 것이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실자산 매입에 드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고 손실도 추가로 늘어날 수밖에 없어 배드뱅크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매각 손실과 충당금 부담으로 단기적으로 충격이 불가피 하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날 오바마 정부의 배드뱅크 설립이 어려워질 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커지면서 미 다우존스지수가 148.15포인트나 떨어졌고 이 때문에 KB금융(-5.00%), 우리금융(-4.02%) 등 은행주들이 한꺼번에 급락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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