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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송병일 '마술 토스' 현대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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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송병일 '마술 토스' 현대 역전승

입력
2009.02.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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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언젠가 송병일 때문에 큰 코 다칠 날이 있을 거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2005년 11월 신인드래프트에서 내뱉은 장담은 딱 3년3개월 만에 현실이 됐다.

국내 최장신 세터 송병일(196㎝)은 1일 서울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2008~09 NH농협 프로배구 시즌 4라운드 맞대결에서 3-1(21-25 25-22 26-24 25-17)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당시 1순위와 2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대한항공과 LIG손보는 공격 보강을 위해 각각 강동진과 임동규를 선택했다. 김 감독이 한국배구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지목한 송병일을 지명하지 않은 LIG는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21-25로 내줬다. 기선을 제압당한 김 감독은 2세트마저 3-7로 뒤지자 주전 세터 권영민 대신 송병일을 투입했다. 한국에서 토스가 가장 빠른 송병일은 공격에선 백토스로 박철우(23점)의 오른쪽 공격을 살리며 수비에서는 LIG 주포 이경수(6점)의 왼쪽 강타를 가로막기로 번번이 봉쇄했다. 송병일을 투입한 현대캐피탈은 2세트를 25-22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처였던 3세트에서 송병일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LIG는 용병 카이(16점)를 앞세워 21-16으로 점수차를 벌려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송병일은 빠르고 절묘한 토스로 앤더슨(16점)과 박철우의 좌우 강타를 살리면서 24-24 듀스를 만들었다. 송병일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왼쪽 강타로 25-24를 만들었고, 현대캐피탈은 카이의 공격 실패로 3세트를 26-24로 따냈다.

김호철 감독은 “사실상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간 경기였지만 송병일 때문에 역전승했다. 겁이 없는 병일이가 펼친 과감하면서도 빠른 토스가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선두 현대캐피탈(17승3패)은 송병일의 활약으로 2위 삼성화재(14승5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늘렸다. 3위 LIG(11승9패)는 이날 패배로 4위 대한항공(10승9패)과의 승차가 0.5경기로 줄었다.

이어 열린 여자부에서는 4위 현대건설이 3위 KT&G를 3-0으로 완파하면서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현대 남매가 각각 승전보를 전한 이날 올림픽 제2체육관에는 관중석(6,880석)보다 훨씬 많은 배구팬(8,678명)이 찾아 프로배구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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