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KBL)가 치열한 순위경쟁을 잠시 접고 열흘간의 꿀맛 같은 휴식에 들어갔다. 휴식기간 중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1일)과 함께 KBL 최초로 혼혈선수 드래프트(2일)가 실시됐다.
혼혈선수 영입은 분명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단편적인 이벤트에 그친다면 효과보다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다. 혼혈선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차분하게 선발하는 것이 무리도 없을 뿐더러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KBL의 혼혈선수 선발의 주된 목적은 국가대표의 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혼혈선수가 최고 실력을 갖췄더라도 국가대표가 되려면 귀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참가 선수 대부분이 30대이기 때문에 귀화절차가 신속하게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대표팀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제럴드 워커(SBS)는 KBL 출범 초기 최고의 테크니션이었다. 워커는 NBA급 기량을 과시했지만 결국 살아 남지 못했다. 가드는 야전 사령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워커의 경우 의사소통이 안됐던 탓에 국내선수와 교감이 부족했다. 혼혈선수가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한다 하더라도 성장 배경이나 문화적 환경은 외국이었던 만큼 사실상 외국인선수나 다름없다.
KBL은 매년 7월 미국 현지에서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한다. 각 구단은 치밀한 사전준비작업을 통해 외국인선수를 선발하지만 정작 한국에 데려오면 성공 가능성이 낮다. 외국인선수의 실패는 생소한 환경, 문화, 언어, 음식 등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시즌이 한창일 때 혼혈선수를 선발한다는 것도 부적절하다. 각 구단은 아무런 검증 과정을 거칠 수 없는 상태에서 선발할 수밖에 없다. NBA에서는 비시즌 기간인 6월에 신인선수를 선발한다. 시즌 중에는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여러모로 봐서 KBL의 혼혈선수 드래프트는 성급한 일이다.
최인선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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