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모르는 분으로부터 너무나 따뜻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 사랑을 다시 세상에 돌려주고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정재영 (46ㆍ건설장비운영지원부) 차장의 일가족 3대, 6명이 사후 각막 기증을 약속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정 차장을 비롯해 칠순이 훌쩍 넘은 아버지 구홍(73)씨, 어머니 성순필(72)씨, 아내 동희자(41)씨, 아들 진원(12)군, 딸 혜민(9)양 등 여섯 식구 모두는 사후 각막 기증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약속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가장 먼저 '뜻 깊은 보은의 선행' 의사를 밝힌 것은 정 차장. 그는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그룹 노사가 공동으로 벌인 임직원 1만5,000여명의 장기기증 캠페인 때 죽은 후에 각막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정차장의 부모 등 가족들도 장기기증운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가족 3대가 이례적으로 사랑의 실천 운동에 동참하게 됐다.
정 차장 가족들이 이처럼 각막 기증에 흔쾌히 나서게 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2000년 정 차장의 막내 딸인 혜민 양이 태어나자마자 왼쪽 눈이 잘 보이지않으면서 '선천성 각막혼탁'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
이 병은 태어날 때부터 눈이 뿌옇게 변하며 점차 시력을 잃게 한다. 온 가족이 안타깝게 혜민 양을 지켜보면서 힘든 시기를 겪던 중 6년여 만인 2006년 혜민 양은 생면부지의 각막 기증자의 도움을 받아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는 기쁨을 얻게 됐다.
"막내 딸을 위해 아무런 조건없이 각막을 기증한 사람의 헌신은 우리 가족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하도록 이끈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정 차장은 "모든 가족이 행복한 마음으로 이 운동에 참여했다"며 "앞으로 다른 많은 분도 이 운동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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