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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회 문장 청소년 문학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강 건너'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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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회 문장 청소년 문학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강 건너' 김상훈

입력
2009.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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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작품' '압도적인 작품' '강력하게 밀고 싶은 작품'. 최고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상훈(전주 한일고3ㆍ사진)군의 이야기글 '강 건너'에 쏟아진 심사위원들의 아낌없는 상찬이다. 하지만 막상 수상 소식을 들은 김군은 "너무 놀랐다.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제가 받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겸손해했다.

'강 건너'는 강으로 둘러싸인 한 섬마을을 배경으로 강 건너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차단하려는 마을의 원로와 그 금기를 깨려는 마을 소년의 대립, 그리고 소년의 비참한 최후로 전개되는 일종의 환상소설이다. 소설가 이승우씨의 초기 단편들을 떠올리게 하는 알레고리가 인상적이다. 김군은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빌리지'(2004)를 본 뒤 정보를 차단한 지도자가 피지배자들을 기만하는 행위, 그것이 허용될 수 있는 것일까를 다뤄보고 싶었다"고 글 쓴 동기를 말했다. '빌리지'는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한 마을을 배경으로 마을 원로들이 금기를 통해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공포심을 형성, 지배권력을 유지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초등학교 때 한 글짓기대회에서 상을 받은 뒤 "아 나도 창조할 수 있구나, 언젠가는 글을 써야지"라고 생각했다는 김군이 글쓰기에 취미를 붙인 것은 고교 1학년 겨울 무렵. 처음에는 시를 썼고 글틴 사이트에 투고도 했지만 "능력 부족을 절감하고" 고3을 앞두고는 소설로 장르를 바꾸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수시전형으로 광주대 문예창작학과에 합격한 예비 대학생인 김군은 요즘 매일 오전 집 근처 시립도서관을 찾아 3~4시간씩 책을 읽고, 오후에는 부지런히 습작을 하고 있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다독, 다상량, 다작의 3다 원칙을 굳게 지키려 한다"는 그는 관심있는 소설적 주제를 '가난 속에서 가정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문제라고 소개했다. 일용직 건설노동자인 아버지와 암 투병 중인 어머니, 두 살 터울의 남동생과 힘겹게 살고 있는 자신의 경험이 아무래도 글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김군은 덧붙였다.

어려운 환경에도 좌절하지 않는 이 낙천적인 문학청년은 "소설가 한강처럼 진지하게도, 박민규처럼 재미있게도 써보고 싶다. 뭐든지 써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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