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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대청제국' 100만 만주족이 1억 한족을 통치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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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대청제국' 100만 만주족이 1억 한족을 통치한 비결은?

입력
2009.02.0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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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시 다카오 지음ㆍ홍성구 옮김/휴머니스트 발행ㆍ336쪽ㆍ1만5,000원

'유연한 세계관으로 다양한 민족을 단일국가체제로 수렴하고 통치한 대청제국이야말로 거대한 다민족 단일국가로서 세계 최강국을 향해 나아가는 현대 중국의 원형이다.'

한족 중심의 사관에서는 100만명의 변방 만주족이 1억명의 한족을 통치한 중국 청조(淸朝)를 정복자인 오랑캐가 부질없이 한족에 동화되어간 역사로 묘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청제국> 의 저자는 소수인 만주족이 280년 간 중국을 통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족으로의 동화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대신 청조는 한족 외에도 몽골, 티베트, 위구르족 등을 제국의 신민으로 적극 포용함으로써 근대 들어 쑨원(孫文)이 주창한 '오족(한족ㆍ만주ㆍ몽골ㆍ티베트ㆍ위구르) 공화의 중국'을 일찌감치 실현해 중국 역사의 본류가 됐다고 본다.

저자는 다민족 단일국가체제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청조의 역사를 여섯 시기로 구분했다. 그 중 전반기는 청 태조 누르하치가 만주국을 수립한 시기, 동북부에서 여진을 통합해 아이신국을 형성한 시기, 동북부에서 만주ㆍ몽골ㆍ한족을 아우른 대청국을 성립한 시기다. 후반기는 청조의 베이징 입성 후 제4대 강희제에 의한 중국 통일기, 만주ㆍ몽골ㆍ한족을 아울러 절대권력을 구축한 제5대 옹정제 재위기, 추가로 몽골 티베트 위구르 병합을 완성한 제6대 건륭제 재위기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안정한 통합'이라는 문제가 존재했다. 불안정성의 근본 원인은 '다민족성'과 '분권적 경향'이었다. 하지만 만주족은 다른 민족의 관습과 전통을 인정하면서 지배권을 관철시키는 방법을 터득해 갔다. 인구 관리와 동원을 위한 행정ㆍ군사제도인 팔기(八旗)제도, 만ㆍ한 병용제 등 특유의 통치제도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단일국가체제를 확립했다. 저자는 또 분권적 경향을 극복하기 위해 주접제도를 활용한 옹정제 등 역대 황제들의 통치술도 소개한다.

일본 고쿠시칸대학 교수인 저자 이시바시 다카오(石橋崇雄ㆍ58)는 할아버지 우시오(石橋丑雄), 아버지 히데오(石橋秀雄)를 이어 3대째 만주사와 청조사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 그래서인지 풍부한 야사를 활용한 '역사산책' 성격의 에세이면서도 적확한 사실과 탄탄한 관점이 돋보인다.

장인철 기자 ic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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