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집무실에서 평소처럼 두 다리를 책상에 올려 놓고 있었다. 이런 편한 자세로 있는 깁스 대변인에게 갑자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예기치 않은 '보스'의 방문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서려는 깁스 대변인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아, 깁스, 그냥 그대로 다리를 책상에 올려 놓고 있게"라며 몇 가지 궁금한 사안을 물어봤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참모를 자신의 집무실(오발 오피스)로 호출하던 것과는 딴판인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편안하고 격의 없는 분위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기 첫날인 21일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실에 편안한 차림으로 들어섰다. 정장 재킷 차림을 고집하던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의 원칙이 깨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참모들에게도 주말에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주말 회색 스웨터에 느슨한 바지를 입고 출근했다.
업무 시간에도 차이가 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전 9시께 집무실에 나타나는데, 부시 전 대통령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면 어김없이 집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실 출근이 늦는 이유는 오전 6시 45분에 운동을 하고 가족들과 아침식사를 한 뒤, 두 딸의 책가방을 챙겨 학교에 보내기 때문이다.
또 언제나 회의 시간 엄수를 고수하던 부시 전 대통령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의원들을 초청해 경기부양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회의가 예상 시간을 넘기자 미안해 하면서도 늦은 시간까지 토론을 계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만든 전통인 '부통령과의 주말 점심 식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식사 메뉴는 치즈 버거, 치킨, 생선 요리로 대체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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