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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판 '미네르바 사건'/ 서남표 총장, 비난글 포털에 올린 학생 고소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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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판 '미네르바 사건'/ 서남표 총장, 비난글 포털에 올린 학생 고소해 논란

입력
2009.02.0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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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KAIST 총장이 학교정책과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블로그와 포털사이트에 올린 재학생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KAIST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서 총장의 개혁조치와 리더십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와 포털 '다음'에 올렸고, 학교측은 일주일 뒤 이 학생을 대전둔산경찰서에 전격 고소했다.

경찰은 영장을 발부 받아 이 학생의 인터넷(IP)주소를 추적,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이모(22)씨로 확인한 뒤 지난 28일 피소사실을 통보했고, 이씨가 이 사실을 블로그에 다시 올리면서 사건이 공개됐다.

이씨는 블로그 글에서 지난해 말 총학생회장 선거를 앞두고 학교측에 비판적인 운동권 후보가 나서자 서 총장이 '연차초과자'(8학기 만에 졸업하지 못하는 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조항을 만들어 후보 자격을 박탈, 선거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또 영어강의, 성적별 등록금차등부과 등 서 총장이 도입한 정책들을 비판했고, "서 총장은 외부에서 개혁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론플레이의 달인'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백경욱 KAIST 학생처장은 "이 학생이 왜곡된 사실을 학내도 아닌 포털사이트에 올려 학교와 서 총장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제2, 제3의 사실왜곡을 막기위해 강경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백 처장은 "학생이 지금이라도 글을 지우고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겠다는 것이 총장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은 이 사건을 'KAIST의 미네르바 사건'이라고 부르며 "학생의 비판에 고소로 대응하는 것은 비교육적인 횡포"라고 학교측을 비난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를 상대로 고소인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이씨를 조사한 뒤 형사입건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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