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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사는 법] <5> 회복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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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사는 법] <5> 회복탄력성

입력
2009.02.0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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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가 없는 최악의 경제위기는 이제 전망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행복의 싹은 자라난다. 행복은 어려움이나 실패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그러한 역경을 극복해낸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힘은 행복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실패 없이 거저 얻어지는 성공이란 없으며, 진정한 성공은 작은 실패와 역경에도 불구하고 성취되는 것이다. 우리 인생사에는 항상 크고 작은 고난이 뒤따른다. 사업 실패, 실직, 이혼, 질병, 친지의 사망, 인간관계 갈등, 입시에서의 낙방 등 좋지 않은 사건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나게 마련이다.

서울대 이상묵(46) 교수는 2006년 자신이 몰던 차가 전복되어 목 아래 부분이 모두 마비되는 교통사고를 겪었다. 그럼에도 그는 6개월 만에 학교로 복귀해 열정적으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오직 입만 움직일 수 있게 된 그는 노트북과 연결된 마우스로 프로젝터스크린을 작동시켜 강의한다. 그가 마우스를 빨면 왼쪽 클릭, 불면 오른쪽 클릭이 된다.

이러한 역경 속에도 이 교수는 재활 경험과 긍정적 인생관을 담은 책을 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등 세계의 주요 언론이 그를 주목했다. 루게릭병을 가진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을 대중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노바 채널은 이 교수의 일대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그는 이제 한국의 스티븐 호킹에 비유되고 있다.

이 정도로만 다쳐 다시 교단에 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 교수는 보조재활공학센터를 만들어 장애인을 위한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 교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역경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학자들은 회복탄력성 (resilience)이라고 부른다.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꿋꿋하게 되튀어오르는 능력이다. 역경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되튀어 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그야말로 실패를 성공의 원동력으로, 오늘의 아픔을 내일의 기쁨의 원천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회복탄력성을 누구나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회복탄력성은 어떠한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것일까. 회복탄력성은 어떤 요소로 이뤄져 있으며 이를 증진시키는 방안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에미 워너와 루쓰 스미쓰 교수팀은 1955년부터 기념비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하기 그지없는 하와이의 어느 한 섬인 카우아이에서 그 해에 태어난 아이 833명 모두를 30년 넘게 추적 조사를 했다. 1955년 당시 카우아이 섬에 살던 사람들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대부분 가족 구성원들이 가정불화, 이혼,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등으로 시달렸다. 3분의 2 가량의 아이들이 이러한 열악한 환경의 희생자가 되었다. 그들은 일찍부터 학습부진에 시달렸으며, 약물중독에 빠지거나 정신질환을 앓았고, 범죄에 빠지거나 사회부적응자가 되었다. 18세가 되었을 때에는 많은 아이들이 전과자나 미혼모가 됐다.

마이클과 메리(이상 가명)는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태어났다. 마이클이 미숙아로 태어났을 때 그의 엄마는 10대 소녀였다. 결국 그의 부모는 이혼했고, 엄마는 8세된 마이클과 세명의 동생을 버리고 섬을 떠났다. 메리 역시 5세부터 10세 사이에 여러 차례 신체적ㆍ정신적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그의 엄마는 심한 정신병으로 입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마이클과 메리는 성공적인 청년들로 성장했다. 그들은 18세 무렵 높은 도덕성과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대단히 낙관적이었으며 학교에서 매우 인기 있는 학생이 되었다.

마이클이나 메리뿐만이 아니었다. 3분 1 가량의 아이들이 역경을 딛고 꿋꿋하게 제대로 성장했다. 이들이 열악한 가정 환경과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정신질환의 요인 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성장하여 성실하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했던 힘을 워너와 스미쓰 교수팀은 '회복탄력성'이라고 불렀다.

그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카렌 레이비치와 앤드류 샤테 등 많은 학자들은 7가지 회복탄력성 요인을 밝혀냈으며 회복탄력성 지수 (RQ: Resilience Quotient)도 개발했다. 이들이 제시한 회복탄력성 요인들로는 감정통제력, 충동통제력, 낙관성, 원인분석력, 공감 능력, 자기 효능감 적극적 도전성 등이 있다.

감정통제력은 압박과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고, 충동통제력은 미래에 보상을 받기 위해서 현재의 욕구를 참아 낼 수 있는 인내력이다. 원인분석력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내는 능력이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나에게는 항상 부정적 일들만 벌어진다'고 지나치게 일반화를 하여 스스로를 좌절시키는 사람의 원인분석력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감정상태를 잘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 몸짓 등을 통해 그들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알아채는 능력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 자질이다. 자기 효능감은 내가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같은 회복탄력성의 7가지 요인을 살펴보고 그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면 강한 회복탄력성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을 높이려고 노력할 때 행복은 어느새 여러분 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실패에 대한 생각을 바꾸자

당신이 잔잔한 호숫가에 조각배 한 척을 띄어놓고 조용히 낚시를 즐기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갑자기 다른 배가 당신의 배를 뒤에서 쿵 하고 박았다. 당신은 불쾌감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왠지 무시당한 듯한 느낌도 들며, 조용히 혼자 즐길 수 있는 권리를 침해 당한 듯한 억울한 느낌도 든다.

이 때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당신의 정당한 분노를 부주의한 배 주인에게 퍼붓기 위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고개를 획 돌려 뒤를 바라본다. 아뿔사, 그 배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저 빈 배가 물결에 떠내려오다가 당신의 배에 부딪친 것이다. 순간 당신의 분노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왜 그런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이 일화는 우리의 분노나 좌절이 외부 사건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자의적 해석과 원인 분석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불행한 사건이나 역경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불행해지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한다.

의미 부여의 방식과 관련해서는 세가지 차원이 있다. 개인성 (나에게만 일어난 일인가 아니면 나를 포함해 누구에게나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영속성 (항상 그런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만 어쩌다 그런 것인가) 보편성 (모든 것, 모든 면이 다 그런 것인가 아니면 그것만 그런 것인가) 등이 그것이다. 역경에 굴복하는 사람은 흔히 불행한 사건을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영속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당신이 추진하던 어떤 일이 실패했다고 가정하자. 회복탄력성이 부족한 사람은 이렇게 반응한다. 성공한 다른 사람도 많은데, 왜 '나'는 실패했을까. (개인성). 왜 나는 '항상' 실패만 하는 것일까. (영속성). 왜 나의 인생의 '모든 면'은 이렇게 다 실패 투성이인가. (보편성)

그러나 긍정적이고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반응을 보인다. 이번의 실패는 아쉽지만,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나만 실패한 것은 아니다. (비개인성) 어쩌다 운이 좋지 않고 상황이 안 좋아서 이번에만 실패한 것뿐이다. (일시성) 나는 이번 일만 실패했을 뿐이며, 내 인생의 다른 면까지 다 실패한 것은 아니다. (특수성)

당신의 인생에서 일어난 부정적 사건들에 대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가를 세가지 차원에서 돌이켜보라. 그리고 부정적 사건에 대해 비개인적이고, 일시적이고, 특수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라. 세상 일을 긍정적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이면 회복탄력성은 놀랍게 향상된다.

●7가지 회복탄력성 요인

1. 감정통제력은 압박과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잘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2. 충동통제력은 다니엘 골만이 주장한 감성지능 (EQ)을 의미한다. 미래에 보상을 받기 위해서 현재의 욕구나 충동을 참아 낼 수 있는 인내력이다.

3. 낙관성이 높은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이 언젠가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신체적으로 더 건강하고 우울증에도 덜 걸린다.

4. 원인분석력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내는 능력이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왜 내 인생은 실패 투성이인가'라고 지나치게 일반화를 하여 스스로를 좌절시키는 사람의 원인분석력은 부족하다.

5. 공감능력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감정상태를 잘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 톤, 몸짓이나 자세 등을 통해서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알아채는 능력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 자질이다.

6. 자기 효능감은 내가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효능감은 자신과 세상의 관계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느냐,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7. 적극적 도전성은 자신의 한계 밖으로, 자신의 일상 너머로 뻗어나가려는 능동적 자세를 뜻한다. 익숙한 일상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의미한다.

김주환 연세대 교수(언론홍보영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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