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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서 두 남자 사이 발랄한 연기 신민아 "도발적이면서 쿨한 캐릭터 마음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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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서 두 남자 사이 발랄한 연기 신민아 "도발적이면서 쿨한 캐릭터 마음에 쏙"

입력
2009.02.0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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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아내만을 생각하는, 한없이 넓은 아량의 남편을 천생연분으로만 여기던 한 여자의 가슴에 어느날 새로운 사랑의 진동음이 울린다. 상대는 요리사로 전업하려는 남편의 요리 스승이자 절친한 후배.

남편과 아내 그리고 그녀의 연인 세 사람이 한 지붕 아래 생활하면서 두 남녀의 부적절한 연심은 깊어가고, 세 사람 사이의 위기감은 증폭된다. 짧은 줄거리로만 보면 눅진하고 통속적이기 그지없는, 딱 불륜영화다.

하지만 영화 '키친'은 회색빛일 듯한 내용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장식한다.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두 남자를 가슴에 품는 유부녀 '모래'를 통해 한번쯤 꿈꾸었을 사랑의 판타지를 눈으로 맛본다.

남자들, 특히 유부남이라면 억장이 무너질 만도 하지만 영화는 치정에 의한 핏빛 파국 대신 사랑에 대한 무지개빛 새로운 해석을 택한다. '키친'이 여느 멜로영화와는 다른 위치를 차지하는 지점이다.

주인공 모래를 연기하는 신민아(25)는 이 영화를 쉬 이해할수 있는 열쇠. 20대 중반에 막 다다라 유부녀라는 단어가 민망할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 그래서 '위기의 여자'와는 너무 거리가 멀어보이는 풋풋한 이미지의 신민아는 모래의 순수한 이중적 연애행각과 영화의 판타지성을 강화한다.

그래서일까, 신민아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유부녀 역할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편하게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원숙한 여인의 향기가 풍기거나 의도적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역할이 아니에요. 남편 상인(김태우)만을 유일한 사랑으로만 생각해오다 어느날 매력적인 남자 두레(주지훈)을 만나면서 '내 사랑이 완전한 게 아니었구나' 깨닫고 고민하고 한결 성숙해지는 역할이죠."

음식과 사랑을 절묘하게 대비시킨 '키친'은 눈으로 입맛을 다시게 하는 영화다. 요리하는 두 남자에 대한 사랑의 갈래길에서 가슴앓이하는 영화 속 모래에게 음식은 상징적으로 작용한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남편 상인은 우리가 항상 먹는 된장국이나 밥 같은 사람이고, 사랑만 아는 도발적인 두레는 굉장히 달콤하고 자극적인 케이크 같은 남자예요."

불황 때문에 거물급 영화배우들조차 여의도로 몰려가고 있지만 신민아는 1년도 채 안돼 주연작 '무림여대생' '고고70' '키친' 세 작품으로 잇달아 관객과 만났다. 이뿐만 아니다. 2월말엔 그의 또 다른 주연작인 스릴러 '1,000,000,000'이 크랭크인한다.

막상 신민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도 없으면서도 꾸준히 감독과 제작자의 부름을 받는 이 배우는 과연 자신의 장점을 무엇이라 생각할까.

"일단 제 나이가 역할을 폭 넓게 맡을 수 있는 때인 듯해요. 대표작이 딱히 생각나지 않을 만큼 이미지가 고정되지 않은 것도 장점인 듯하고, 운도 따르는 듯해요. 쉬고 싶지 않냐고요? 좋은 역할이 들어오면 힘들어도 꼭 하게 돼요."

열다섯에 잡지 모델을 하고 열일곱에 배우의 길로 들어선 신민아는 나이답지 않게 배우로서의 강한 자의식도 드러냈다. 그는 "출연작을 고를 때 캐릭터를 제일 먼저 본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 상업영화인지 예술영화인지 구분하지 못하면서도 그저 캐릭터의 매력만 보인다"고 말했다.

'500만 관객 흥행과 여우주연상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도 지체 없이 "여우주연상"이라고 답했다. "아무리 흥행에 따라 돈을 많이 받는다 해도 모든 배우들에게는 상에 대한 욕심이 있죠. 흥행이나 스타성에 대한 욕심은 아직 모르겠어요. 어려서 그런 걸까요. 누가 뭐래도 지금은 좋은 작품만 하고 싶어요."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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