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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총리, 비판 제지당하자 돌연 퇴장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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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총리, 비판 제지당하자 돌연 퇴장 해프닝

입력
2009.02.0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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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네가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가."

2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계속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가자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패널 토론 도중 옆 자리에 앉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전쟁의 책임을 물으며 강하게 비판, 회의장을 '이스라엘 성토장'으로 바꿔놓았다고 AP통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에 이어 주제 발표에 나선 에르도안 총리는 작심한 듯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페레스 대통령을 가리켜"당신이 주제 발표에서 큰 소리를 친 것은 죄책감 때문에 언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당신네는 사람 죽이는 일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성경의 십계명 중'살인을 금하라'는 부분을 언급하며"이스라엘은 이 같은 계명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의 무고한 시민을 학살했는데 희생자중 상당수는 부녀자와 어린이였다"고 강조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패널 주재자는 발표 시간이 지났다며 그의 발언을 제지했고 에르도안 총리는 "시간 배분이 공정하지 않다"고 강력 항의하며 돌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기자들에게"페레스 대통령에게는 25분을 할당하면서 나에게는 12분을 허락했다"며 "각국 인사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동등하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다보스회의에 다시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돌출 행동으로 일약 터키와 아랍 세계에서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는 30일 귀국한 이스탄불 공항에서 지지자 3,000여명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역시 "터키 총리는 전쟁으로 희생 당한 팔레스타인 여성과 아이들을 대변했다"며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고 발표했다.

한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사회포럼(WSF)에 참석해 "WSF는 떠오르는 개도국의 행사인 반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WEF은'죽어가는 국가들의 모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차베스 대통령은"세계경제위기로 자본주의는 이미 사망했으며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한 뒤 "새로운 세계를 상징하는 모든 사회운동 지도자들이 모인 WSF는 새 세계금융질서 구축을 위해 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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