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상징'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의 딸 정려(27)씨가 초임 검사로 임용됐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려씨는 2006년 4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년간의 사법연수원 교육을 마쳤으며, 다음달 9일부터 창원지검에서 '새내기 검사'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사시 합격 당시 정려씨는 "아버지처럼 좋은 일을 하겠다는 원칙만 세웠고 구체적 진로는 나중에 정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연수원을 졸업한 정려씨가 택한 것은 '의외로' 검사의 길.
그의 선택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학창시절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맡았던 아버지 단 전 의원이 검찰에 의해 8년 5개월간 구속과 수배를 되풀이했기 때문이다.'아빠가 뭘 그리 잘못했는지 직접 알아보겠다'며 시작했던 법 공부가 역설적인 결과를 낳은 셈이다.
아버지를 뒤쫓던 검사를 희망한 이유에 대해 정려씨는 "아버지를 통해 보고 배운 것들이 있어 막연히 검사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반대는 없었을까. 정려씨는 "처음에는 아버지도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셨지만, 며칠 후 '원한다면 해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직속상관인 황교안 창원지검장과의 얄궂은'인연(?)'도 눈에 띈다. 대표적 '공안통'으로 통하는 황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이던 2002년 2월,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단 전 의원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정려씨는 이에 대해 "일하는 데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수사과정에서 속깊은 많은 얘기를 두루두루 들어주고, 결정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는 검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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