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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16번홀' 심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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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16번홀' 심장 테스트?

입력
2009.02.0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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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이야? 미식 축구장이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FBR오픈이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의 16번홀이 명물로 떠올랐다. 파3, 162야드 짜리 이 홀은 최대 2만명의 갤러리를 수용할 수 있는 스탠드로 둘러싸여 있다. 인근 피닉스에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피닉스 선스의 홈구장 US에어웨이스센터 1만7,000명을 수용하는 것보다 큰 규모다.

또 관중석 위에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돼 미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열리는 타원형 경기장을 연상시킨다. 세계 어느 골프장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수많은 관중이 몰리다 보니 극성스럽다. 이 곳 갤러리는 스탠드에서 맥주를 마시고 선수들의 샷이 마음에 안 들면 야유를 퍼붓기도 하고 반대로 좋은 샷에는 함성이 메아리 친다.

대회 첫날 16번홀 구름 관중의 히어로는 나상욱(26)이었다. 나상욱은 30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쳐 6언더파 공동 선두인 제임스 니티스(호주)와 루카스 글로버(미국)에 2타 뒤진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첫 출전한 소니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올랐지만 지난 주 끝난 봅호프클래식에서는 컷탈락의 수모를 당하며 롤러코스터 성적을 냈던 나상욱이 첫 승 기회를 잡은 것.

특히 나상욱은 대회장의 마스코트인 16번홀을 축으로 3개홀 연속 버디 행진을 펼치며 선두권에 도약해 갤러리의 찬사를 받았다. 상위 톱5 중에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선수는 나상욱과 글로버 2명 뿐이며 이 홀을 중심으로 3개홀 연속 버디는 나상욱이 유일하다.

나상욱은 15번홀에서 1타를 줄인 뒤 16번홀에서 4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포효했고 17번홀(파4ㆍ332야드)에서 드라이버로 327야드를 날려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나상욱은 이날 드라이버샷 평균 292.5야드의 장타에 페어웨이 안착률 79%,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 78% 등 샷 감각이 좋았다.

반면 이번 대회가 열리는 코스의 홈 무대인 앤서니 김(24)과 필 미켈슨(미국)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앤서니 김은 2오버파 73타로 공동 88위, 미켈슨은 5오버파 공동 121위로 떨어졌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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