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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2월 입법전쟁 '선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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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2월 입법전쟁 '선봉'에

입력
2009.02.0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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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박희태 힘 실어주기'가 시작된 것 같다. 원외인데다 선출 때부터'관리형'이란 꼬리표가 붙으며 172석 집권 여당의 대표라는 지위에 걸맞은 무게와 힘을 보여 주지 못한 게 그간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였다.

겉으로 드러난 장면은 두 가지다. 박 대표는 30일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원내대책회의는 통상 홍준표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것이 관례다. 한 당직자는 "홍 원내대표가 2월 국회를 앞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박 대표가 주재해 힘을 실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회의 주재는 곧 2월 국회 지휘 책임을 박 대표가 나눠 갖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청와대는 새 행정안전부 장관의 추천을 박 대표에게 맡겼다. 박 대표는 이달곤 의원을 추천하는 모양새를 취했고 청와대는 받아들였다.

한 관계자는 "화요일쯤 청와대에서 요청이 왔는데 박 대표가 이 의원과 안상수 허태열 의원을 추천했고 청와대가 30일 이 의원을 낙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청 소통부재'라는 당내 불만을 잠재우면서, 박 대표에게는 오랜만에 여당대표로서 목에 힘을 줄 기회를 줬다.

그렇다면 왜 지금 와서 '박희태 힘 실어주기'인가.

172석 집권 여당은 현재 구심점이 없다. 정확히 말해 여당 내 주류 세력에 구심이 없다. 작년 한해 여당 주류는 뿔뿔이 흩어져 겉돌았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래선 쟁점 법안 처리도, 4ㆍ29재보선도,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도 난망하다.

구심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대안이 마땅찮다. 이상득 의원이 나서서 할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3월에 입국하는 이재오 전 의원에게 맡길 수도 없다. 친박근혜계와의 분란이 불 보듯 뻔하다. 다른 대안이 없다.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 주자.

여권 핵심부의 고민과 결론은 대충 이랬던 것 같다.

박 대표가 최근 들어 재보선 출마를 기정 사실화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재보선을 통해 원내로 복귀, 내년까지 힘과 책임감을 갖고 당을 이끌고 가라'는 여권 핵심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당 안팎에 있다.

박 대표 힘 실어 주기는 2월 국회에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쟁점 법안 처리 결과나 이재오 전 의원의 입국 후 행보 등이 이후에도 박 대표에게 계속 힘이 실리냐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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