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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로당의 '웰빙 변신'/ "요새 경로당 가면 하루가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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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로당의 '웰빙 변신'/ "요새 경로당 가면 하루가 훌쩍"

입력
2009.02.0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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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로당에서 살다시피 해. 다양한 휴식공간도 있고, 얘기할 친구도 많고…”

서울 광진구 구의2동에 사는 박순일(76) 할머니는 두 달 전부터 매일 마을 경로당 안에 있는‘찜질방’에 출근도장을 찍는다.

이곳에서 비슷한 또래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대화도 하고, 준비해온 간식을 먹으면서 간단한 놀이도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박 할머니는 “찜질방은 돈도 안 들고, 휴식공간으로도 제 격이어서 하루 대부분 시간을 이 곳에서 보내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울시내 경로당들이 ‘작은 복지관’이나 ‘웰빙 경로당’으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찜질방ㆍ체육시설을 설치하거나 취미교실을 운영하는 등 노인문화공간 등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지역 경로당은 지난해 6월 현재 약 2,979 곳에 달하고 있다. 한 곳당 1일 평균 20~30명, 총 14만명의 노인들이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로당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문화ㆍ체육시설이 태부족, 할일 없는 노인들의 소일 거리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각 일선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면서 경로당의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일거리, 배울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다변화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말 개관한 광진구 구의2동 경로당은 강원 동해시에 이어 전국서 두 번째로 찜질방을 갖췄다.

118㎡ 면적의 할머니방·할아버지방내에 각각 위치한 찜질방은 노인건강을 위해 황토·대마·향나무 등 친환경 자재로 지어졌다.

온도도 노인들의 체력 등을 감안해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인체 활성화 온도인 38~42도 사이에 맞춰져 있다.

7~8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규모지만 이용 노인들 만족도는 높다.

광진구청 채병하 주임은 “기존 경로당 회원이 43명이었는데 두 달 새 70명정도로 배 가까이 늘었다”며 “다른 동에서도 가입을 문의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성동구 경로당은 작은 복지관으로 불린다. 전문강사가 경로당을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관내 총 50개 경로당에서 웃음운동, 가요교실, 매듭공예 등 전문강사를 파견해 7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구는 참여 경로당 수를 늘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충하기 위해 올해 경로당 관련예산을 12% 늘렸다.

성동구 가정복지과 남혜진 주임은 “지난해 3억3,000만원을 들여 부엌시설보수 등 공사와 노래방 기기 등 물품을 지원했다”면서 “매듭공예, 서예 등 작품으로 전시회를 개최하고 주변 어린이집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구로구는 총 161개 경로당에 발마사지기와 워킹머신 등의 건강보조기구 및 운동기구를 보급해 노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종로구, 서대문구, 서초구에 있는 경로당들도 관내 노인복지관과 연계한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로당 활성화 사업에 적극 나서는 일선 지자체들도 크게 늘고 있다. 용산구, 양천구 등 19개 기초단체들은 3,000만~1억원의 시비를 받아 관내 하나의 경로당 내·외부를 리모델링 중이다.

시는 이를 위해 2010년까지 시내 경로당 94곳에 9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로당 지원 사업의 취지는 시설의 단순한 개ㆍ보수가 아니라 노인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주는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사회에서 소외받지 않고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예산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원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문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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