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30일 예일대 박사 학위 학력을 위조해 교수직을 얻고 미술관 공금을 빼돌린 혐의(사문서 위조 및 업무상 횡령) 등으로 구속 기소된 신정아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신씨의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 "위조한 문서(예일대 졸업증서)의 내용 및 그 명의자가 특정돼 있고 위조문서 행사 일시, 장소, 방법 등이 특정돼 있기 때문에 공소사실이 특정됐다고 볼 수 있다"며 "유ㆍ무죄를 판단하라"고 판시했다.
원심은 "신씨는 박사학위증서의 사본을 제출했을 뿐, 원본은 현출돼 있지 않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존재하지 않은 문서에 대한 것"이라며 검사의 기소내용이 잘못된 것으로 판단해 공소 기각했다.
신씨가 이화여대 시간강사에 지원하면서 허위 이력서를 낸 혐의(위계에 위한 업무방해)에 대해서도 "이화여대는 신씨의 문화예술계 활동경력을 보고 임용했고, 대학 업무담당자가 이력서만 보고 불충분한 심사를 했다"며 원심이 유죄를 인정한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신씨와 연인관계에 있었던 변양균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2007년 4월 흥덕사 사찰 실소유자이자 동국대 이사장 임용택씨로부터 "흥덕사에 특별교부세를 지원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행정안전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이 확정됐다.
신씨와 변씨는 동국대에 예산 특혜를 내세워 신씨가 조교수로 임용되도록 하고 신씨가 큐레이터로 있었던 성곡미술관에 10여개 기업체의 후원금을 끌어다줬다는 혐의(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수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확정 받았다.
변씨가 성곡미술문화재단의 박문순 이사장의 남편인 쌍용그룹 김석원 전 회장으로부터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힘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신씨가 김 회장의 사면복권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무죄가 확정됐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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