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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거목' 케네디家 뿌리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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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거목' 케네디家 뿌리 흔들

입력
2009.01.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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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상원의원 도전 포기에 에드워드 케네디 건강 악화 등 겹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유일한 혈육인 캐롤라인 케네디(51)가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취임으로 공석이 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직 도전을 포기했다. 삼촌이자 상원의원인 에드워드 케네디가 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 졸도하는 등 건강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캐롤라인까지 정계 진출을 포기하면서 정치 명문 케네디가의 명백이 끊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은 21일 내내 엇갈리는 보도와 해석을 내놓아 그녀의 정계 진출을 둘러싼 관심을 반영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상원의원 지명권을 지닌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가 다른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캐롤라인이 의원직 포기 의사를 밝혔다"고 처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가 "삼촌의 건강악화 때문에 정계 진출을 포기할 것"이라고 뒤따라 보도하자 AP통신은 "캐롤라인은 암살당한 삼촌 로버트 케네디의 뒤를 이어 상원의원으로 일할 의향이 여전히 있다"고 전하는 등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캐롤라인 측은 결국 22일 "개인 사정으로 의원직 도전을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의 지지를 받던 캐롤라인의 정계진출 포기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패터슨 주지사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을 차기 상원의원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후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포기했다는 뉴욕포스트의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사생활을 숨기며 살았던 캐롤라인은 힐러리 국무장관 내정설이 흘러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상원의원 후보로 언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내 자질 부족 논란에 휩싸였다. 일련의 언론 인터뷰에서 '있잖아요(you know)'와 '음(um)'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하며 동문서답한 데다 정치 현안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케네디가 출신 상원의원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로버트 케네디의 딸 케리 케네디와 이혼하면서 케네디 가문과 앙숙이 된 쿠오모 총장이 상원의원 자리를 물려받는다면 케네디가로서는 큰 수모다.

현재 정계에는 케네디가 후손이 다수 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은 하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딸 캐슬린 케네디 타운센드는 2002년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에서 패해 정치에서 물러났으며 에드워드 케네디의 아들 패트릭 조셉 케네디 2세는 음주와 약물 복용 등 행실 문제로 아버지의 후임으로 적합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 조셉 패트릭 케네디 2세가 삼촌인 에드워드 케네디의 상원의원직을 승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때문에 미국 최고의 정치 명문가가 케네디가에서 클린턴가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클린턴 부부에 이어 딸 첼시까지 정계 입문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그라프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가 2010년 상원의원직에 도전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클린턴가가 정치 명문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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