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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조중(朝中) 친선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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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조중(朝中) 친선의 해

입력
2009.01.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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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은 1949년 10월 6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중국 본토를 석권한 중국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지 6일째 되는 날이다. 정무원 총리를 겸하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외교부장은 정부수립 당일 세계 각국에 외교관계 수립을 희망하는 서한을 보냈다. 북한은 그 사흘 후 박헌영 외무상 명의로 수락전문을 띄웠고, 이틀 후 양국간 정식 외교관계가 맺어졌다. 북한은 소련(2일) 불가리아(4일) 루마니아(5일)에 이어 중국의 네 번째 수교국이며, 북한의 첫 수교국은 소련(1948년 10월12일), 중국은 북한의 열 번째 수교국이다.

■ 북중 수교 60주년이 되는 올해, 양국간 기념이벤트가 새해 벽두부터 이어지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6월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올해를 '조중 친선의 해'로 정했다.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은 조중친선의 해를 여는 첫 이벤트다. 왕 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와병 이후 외국 인사를 면담하고 공개한 것은 처음. 건강 회복을 과시하며 미국의 오바마 정부에 협상 준비가 돼 있음을 알리려는 제스처다.

■ 후 주석은 왕 부장에게 들려 보낸 친서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초청했고, 김 위원장은 쾌락했다. 북한의 기대대로 북미관계가 급진전되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북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방중이 실현되고, 후 주석의 답방이 이뤄질 경우 한반도에는 올해 내내 현란한 외교 이벤트가 펼쳐지게 되는 셈이다. 물론 후 주석의 김 위원장 초청은 북미관계 진전으로 중국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견제하려는 뜻도 있을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대미협상에서 유리할 것이다.

■ 김 위원장은 왕 부장과의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6자회담의 진전을 희망했다.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말도 했다. 다분히 6자회담 및 한반도 대결상황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의식한 발언이다. 덕분에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전면대결태세' 운운한 성명 등으로 고조됐던 남북간 긴장의 완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어쩐지 찜찜하다. '조중 친선의 해'의 다양한 북중간 이벤트와 '강력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통한 북미관계 급진전 속에 우리 정부는 구경꾼으로 머무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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