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오겠다."
페루 여자 대표팀 사령탑이 된 김철용 감독이 내건 출사표다. 탄탄한 기본기와 현란한 전술이 돋보이는 한국 배구는 세계 각국에 지도자를 수출해왔다. 김철용 감독이 페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해외파 지도자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한국 지도자가 해외에 처음 진출한 건 1971년이다. 독일 여자 대표팀은 72뮌헨올림픽을 앞두고 대신고 박대희 감독을 영입했다. 박 감독은 유럽배구의 변방에 불과했던 독일배구를 유럽 정상권으로 이끌었다. 박 감독의 제자였던 이희완 감독도 독일 여자 대표팀 사령탑으로 일했다.
페루에서는 박만복 감독이 '국민 영웅'이다. 74년 페루 여자 대표팀을 맡은 박만복 감독은 82년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과 88서울올림픽 은메달을 수확했다. 박 감독은 페루 배구를 부활시킬 적임자로 김철용 감독을 지목하고 영입 작업까지 지휘했다. 손영완 감독은 아르헨티나에 75년부터 한국 배구의 섬세한 기술을 전수했다.
박기원 LIG손해보험 감독과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80년대 세계 최고 무대였던 이탈리아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프로팀 지휘봉까지 잡았다. 박 감독은 이란 대표팀을 맡아 2002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수확해 이란 배구의 대부로 불린다.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81년 카타르 대표팀을 맡았다. 이밖에 캐나다의 박무, 멕시코의 이규소, 박지국 등 배구 전도사들은 세계 각국에 한국배구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이춘표 대한배구협회 전무는 "70년대와 80년대 당시 한국배구는 기술과 전술만 놓고 보면 세계 정상급이었다. 그래서 유럽과 남미, 중동 등에서 한국배구의 기술을 수입하고자 지도자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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