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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CEO 탐방]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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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CEO 탐방]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

입력
2009.01.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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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넥타이와 명품구두, 고급 양복의 정장보다 안전모와 작업복 차림이 그에게는 더 잘 어울린다. 말끔히 정리된 사무실 책상보다 타는 햇볕 아래 먼지바람이 이는 건설현장을 더 가까이 한다.

쌍용건설 김석준(55) 회장. 한때 재계 서열 4위까지 올랐던 재벌가 2세 출신 회장이지만, 그에게는 다가가기 어려운 기업 총수의 이미지보다는 삼촌 같은, 맘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과 격의 없는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

그룹 오너에서 지금은 옛 그룹의 한 계열사인 쌍용건설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해 묵묵히 회사를 이끄는, 여느 재벌 회장과는 다른 그의 모습을 재계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발로 뛰는 현장경영

김석준 회장이 가장 돋보이는 곳은 건설 현장. 그는 현장을 가장 잘 챙기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청바지에 점퍼 복장으로 현장 곳곳을 둘러보고 공사의 문제점이나 직원들의 애로사항 등을 빼놓지 않고 챙긴다. 특히 해마다 설이나 추석이면 해외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위해 오지 현장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 나선다. 1983년 쌍용건설 사장 취임 이후 25년째 한번도 빠뜨리지 않은 그만의 현장경영 방식이다.

올해 신정 때에도 김 회장은 5박6일 일정으로 인도 뉴델리 지사를 거쳐 오지 현장으로 꼽히는 마드야프라데쉬주에 위치한 고속도로 건설현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플랜트 현장을 방문했다.

물론 김 회장이 이처럼 해외현장을 자주 찾는 것은 단순히 현지 직원을 격려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현지 경제인들이나 정치 지도자들과의 수시로 만나 인맥을 유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쌓은 친분은 결국 쌍용건설 해외공사 수주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쌍용건설이 2007년 당시 단일 건축물로는 사상 최고 수주액인 6억8,000만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 사업을 수주한 것도 김 회장이 직접 발로 뛴 영업의 결과였다. 김 회장은 이 사업 수주를 위해 한 달에도 한두 번 이상 싱가포르 발주처 고위 담당자를 찾아가 프로젝트 진행 계획을 설명했다. 병으로 출근을 못한 발주처 고위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그의 집까지 병문안을 가는 성의도 보였다.

쌍용 재건의 꿈

그의 꿈은 쌍용건설의 재건과 해외 건설 명가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와 회사 부도, 워크아웃 등을 거치며 쌍용건설의 부침을 모두 경험한 김 회장은 지상 최대의 과제로 성공적인 M&A를 통한 회사 재건과 해외 건설명가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는 것을 꼽는다.

김 회장은 "어떤 식으로 회사 매각이 이뤄지든 직원들이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M&A가) 잘 매듭이 지어지고 해외에서도 명품 시공으로 인정 받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듣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실물경제, 특히 건설경제가 침체되면서 10년만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김 회장은 긍정의 힘을 강조하며 회사의 밝은 비전을 직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위기 속 기회.

김 회장은 "아무리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도 건설 공사는 항상 있게 마련"이라며 "얼마나 품질 좋고 훌륭한 공사를 할 수 있는가가 문제일 뿐,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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