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리언 포사이스 지음ㆍ진선미 옮김/양문 발행ㆍ299쪽ㆍ1만3,500원
섹스 과잉은 현대사회의 특징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 사회는 특히 섹스의 쾌락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부각시킨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에게 섹스는 기본적으로 종을 존속시키는 핵심 기제였다.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계통생물학자인 애드리언 포사이스는 <성의 자연사> 에서 온갖 생명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섹스를 통해 생명 현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수벌은 왜 여왕벌과 생애에서 단 한 번뿐인 교미를 끝낸 후 장렬히 산화하는가, 수컷 진드기는 왜 어미와 교미할까, 수탉이 홰를 치고 볏을 흔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다 밑 산호초 속에서 사는 물고기와 북미대륙 낙엽활엽수림 그늘에서 꽃을 피우는 약용신물 천남성(天南聖)의 생활에 공통되는 삶의 원리는 어떤 것일까. 성의>
저자는 다양한 종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섹스에는 기본적으로 많은 유전자를 퍼트려 자신의 자손을 늘리려는 수컷과 우수한 유전자만 받아들여 종의 번식을 꾀하려는 암컷의 이기심, 자손을 키우는 데 드는 양육비용 등 '경쟁의 경제학'이 숨어 있다고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인간이 아닌 다른 종들의 섹스에도 강간, 성폭행, 간통, 서방질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저자는 "자연적인 것이라고 해서 모두 다 좋다고 하는 생각에는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