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찰청장 후보자가 '용산 참사'로 낙마 위기에 처하면서 경찰 수뇌부가 지휘 공백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김 후보자가 사퇴할 경우 어청수 현 청장과 차기 청장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데, 후임자로 딱히 손꼽히는 후보가 없어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다.
차기 경찰청장에 오를 수 있는 후보는 김도식(57ㆍ경기 이천) 경기경찰청장, 한진희(58ㆍ충북 영동) 경찰대학장, 임재식(54ㆍ전북 전주) 경찰청 차장 등 3명. 그러나 공교롭게 이들 모두 현 정부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약점들을 안고 있다.
김도식 경기청장은 정보, 수사, 경비를 두루 거쳐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치안비서관과 경남경찰청장을 역임, 전 정권에서 수혜를 본 인물이란 인식이 짙다. 한진희 학장은 합리적 업무스타일로 신망이 높지만 지난해 서울청장 재직시 촛불집회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좌천성으로 밀려났던 데다 경찰 고위직들이 관례적으로 용퇴해온 58세의 나이도 걸리는 부분이다.
행정고시 출신인 임재식 차장은 비록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전북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법조브로커 윤상림 사건에 이름이 거론된 약점이 있고 현 정권과 연계 고리가 없는 호남 출신이다. MB정부가 권력기관장에 측근들을 배치, 강력한 집권 2기 드라이브를 걸려는 상황에서 '내 사람'이라며 믿고 맡길만한 인물이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TK(대구ㆍ경북) 출신인 강희락(56ㆍ경북 성주)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의 발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강 청장이 지난해 3월까지 경찰청 차장을 맡으며 경찰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인데다 경찰청장의 자격도 '치안총감으로 보한다'고만 돼 있어 법적인 하자도 없다. 하지만 TK 출신인 김석기 후보자가 빠진 자리에 또다시 TK를 앉히기 위해 무리한 인사를 감행했다는 비판 여론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사정으로 김석기 후보자로 시간을 끌다가 치안감 중에서 적임자를 골라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뒤 다시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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