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한라가 한국 아이스하키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한라는 25일 목동링크에서 열린 하이원과의 2008~09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3-2로 승리, 한국팀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아시아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승점 76점으로 2위 세이부 프린스 래비츠(일본ㆍ승점 73)를 제친 한라는 일본 제지(4위)-하이원이 치르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 승자와 2월24일부터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맞붙는다.
한라의 정규리그 우승은 '아이스하키의 불모지'에서 일궈낸 기적 같은 결과다. 2003년 아시아리그가 출범할 때만 해도 일본 아이스하키는 한국에게 '넘어설 수 없는 벽'에 다름 아니었다. 아시아리그 원년에는 한국 팀이 일본 팀에 두 자릿수 스코어차로 대패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정도로 수준 차가 있었다.
그러나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한국 아이스하키는 일본과 대등한 수준까지 성장했고 원년부터 리그에 참가한 한라는 여섯 시즌 만에 대망의 정규리그 1위를 거머쥐었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일궈낸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의미를 지닌다. 아이스하키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동계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관심 밖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연중 40게임 가까이 치르는데도 케이블 TV 전파 한번 타기가 어렵다. 실업 팀 2개, 대학 팀 4개로 저변도 취약하기 짝이 없다.
'빙판 위의 기적'을 일궈낸 주역은 '루키'들이다.
지난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신예 용병 브럭 라던스키(캐나다)는 29골 28어시스트로 골과 포인트(골+어시스트)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하며 한라의 막강 화력을 이끌었다. 초등학교부터 호흡을 맞춰온 신인 콤비 김기성(21골 18어시스트)과 박우상(11골 28어시스트)은 나란히 39포인트를 올리며 대표팀 간판 공격수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현역 시절 대표팀의 간판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웨인 그레츠키'라는 별명을 얻었던 심의식(41)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해에 팀을 1위로 이끄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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