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급락에도 불구, 신규 대출자들의 체감 금리는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은행들이 역마진을 우려해 신규 대출자에 대한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고시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72~5.86%로 작년 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2.50%)로 낮추면서 91일짜리 CD 금리가 2.96%까지 급락한 덕분이다.
하지만 은행 고시 금리는 기존 주택담보 대출자에게 해당 될 뿐,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지난해 말 7%대의 고금리 예금상품과 8%에 육박하는 후순위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한 은행들이 최고 5%대로 돈을 빌려 줄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규 주택담보 대출자들은 은행 고시 금리보다 1% 이상의 추가 금리를 내야 돈을 빌릴 수 있다. 실제 시중은행의 한 영업점에 따르면 현재 4%대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5% 후반에서 6%대는 되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마이너스통장으로 활용하는 신용대출은 더 심각하다. 은행들은 신규 신용대출의 경우 CD 금리에 가산금리는 기본이고, 개인 신용도에 따라 추가 금리를 적용해 8~10%대의 고금리 대출을 운용하고 있다. 불황으로 개인 신용등급이 일제히 떨어졌다는 이유로 추가 금리는 높이는 반면, 지점별로 적용하는 금리 할인 혜택은 거의 사라진 탓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대출 재원 중 CD로 조달하는 비중은 30%선에 불과하고 대부분 고금리 예금과 은행채를 통해 조달하고 있어 신규 대출자들의 체감 금리는 낮을 수 밖에 없다"며 "자금조달 시장이 정상화할 때까지는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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