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하게 차려 입은 한복만큼 설과 잘 어울리는 옷차림도 없지만 요즘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한복을 꺼리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입고 벗기 편하게 대님과 허리끈 대신 단추를 단 바지, 저고리 없이 서양의 드레스처럼 파티용으로 착용 가능한 화려한 치마 등 불편함은 줄이고 멋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한복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짧은 설 연휴지만 온 가족이 한복으로 한껏 멋을 내고 민족 고유의 명절을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보색 대비로 강렬하게
파스텔 톤의 옅은 색상이 유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설빔은 다홍 주황 진분홍 등 화려한 색상과 꽃무늬, 섬세한 자수장식 등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을 더한 제품이 대세다. 보색 대비의 치마와 저고리로 깔끔하고 강렬한 느낌을 주는 한복도 인기다. 복고 열풍의 영향은 한복도 예외가 아니다. 저고리 길이는 길어지고 동정과 끝동은 두꺼워졌다. 섶을 크게 만들어 옷이 벌어지는 것을 보완한 것도 최근 한복의 트렌드다. 넓고 길어 불편한 고름은 실용성을 살린 좁고 짧은 디자인으로 변경된 경우가 많다. 치마 실루엣은 굵은 주름을 듬성듬성 잡은 H라인으로 바뀌는 등 전통 디자인을 고수한 한복이 트렌드다.
키 작은 사람은 따뜻한 색 계열을
한복은 제대로 갖춰 입을 때 멋이 살아나는 옷이다. 무엇보다 치마는 겉자락이 왼쪽으로 오도록 입고 치마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앞을 당겨 입는 게 중요하다.
단정하게 연출해야 은은한 멋이 돋보이는 만큼 눈에 띄는 장식보다 소품을 활용하는 게 좋다. 머리가 길다면 뒤로 간단히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해주면 한복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 완성된다.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면 단순한 디자인의 귀고리로 깔끔하게 맵시를 낼 수 있다. 노리개는 한복의 색상과 같은 계열로 착용하는 게 자연스러우며 술을 다른 컬러로 맞추면 옷이 화려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각 체형 별로 어울리는 옷차림을 고르는 것도 한복 입기의 필수 고려 대상이다. 키가 작은 사람은 빨강 다홍 주황 등 따뜻한 색 계열이나 꽃무늬가 있는 화사한 옷을 골라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좋다. 저고리는 짧게 입고 고름을 강조해 시선을 집중시키면 키가 커 보이는 데 도움이 된다. 키가 크다면 큼직한 무늬의 한복을 골라 체형을 강조한다. 깃과 섶 색의 명도가 다른 삼회장 또는 반회장 저고리를 입으면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피부색에 따라 어울리는 색상도 따로 있다. 짙고 어두운 색상은 피부색이 밝거나 어두운 사람 모두에게 깔끔하게 어울릴 수 있어 무난하다. 피부톤이 짙은 경우 지나치게 화사하거나 밝은 계열의 옷은 피한다. 밝은 색 계열의 저고리는 흰 피부를 돋보이게 한다.
남성의 경우 바지와 저고리, 조끼 마고자 두루마기를 갖춰 입는 게 좋다. 바지를 입을 때는 대님을 매는 대신 간편하게 매듭단추로 고정시키기도 하며 저고리는 어깨선이 뒤로 처지지 않도록 입는 게 단정해 보인다. 신발은 전통화인 태사혜를 신는 게 좋지만 검정 구두를 신는 것도 무방하다. 남성들의 두루마기는 곤색이나 회색을 입는데 문양이 있는 원단을 선택해 멋을 내도 좋다.
남아에게도 분홍이 인기
아동 한복 역시 진한 빨강, 진분홍 등 강렬한 색상의 한복이 단연 인기다. 최근에는 남자 아이들용으로도 푸른색 계열뿐 아니라 분홍색, 노란색 계열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보온성이 뛰어난 퍼(fur)나 금박, 은박 장식을 더한 디자인도 반응이 좋다. 퍼는 실용적으로 탈부착이 가능케 한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자녀의 한복 차림은 앙증맞은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방법으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댕기나 머리띠 또는 아얌, 굴레 같은 모자, 오색 복주머니, 노리개 등이 전통 한복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다.
아이들 한복도 체형을 고려해 색상과 디자인을 선택하는 게 좋다. 체구가 작고 마른 아이는 단아한 느낌의 단색보다 자수 무늬와 색동으로 처리된 제품을 입힌다. 통통한 체형의 아이라면 저고리 위에 배자를 덧입혀 깜찍하게 연출할 수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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