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국내 책 발행 부수가 2007년에 비해 20% 정도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종수가 소폭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평균 발간 부수는 4분의 1 정도 감소한 셈이다.
한편 "불황 때는 문학 책을 찾는다"는 속설을 입증하듯 독자들의 관심은 소수 인기 작가들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울루 코엘류, 에쿠니 가오리, 공지영 등이 지난 5년 간 꾸준히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 가속화하는 출판시장 침체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국립중앙도서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국회도서관 등에 납본된 도서자료를 집계해 최근 발표한 '2008년도 출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간된 신간 도서는 모두 4만3,099종, 1억651만5,675부였다.
2007년과 비교했을 때 발행 종수는 4.9%(2,005종) 늘었으나, 발행부수는 19.6%(2,598만7,444부)나 줄었다. 종당 발행부수는 2,471부로 23.4%(753부) 급감했다.
이는 생산비 상승에 부닥친 출판사의 사정과 문화비 지출을 줄인 독자들의 사정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출협은 "세계 금융위기가 국내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지면서 출판계도 종잇값 인상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발행부수로 따졌을 때 가장 많이 출간된 책은 어린이 서적이었다. 총 2,688만5,334부가 발행돼 전체의 23.76%를 차지했다. 그러나 어린이책 발행은 2007년(5,674만7,059부)과 비교하면 무려 58.9%가 줄어들어, 불황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분야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교 분야 서적은 2007년에 비해 185.4%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독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위안을 구하려 한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분석이 따랐다.
어린이 분야에 이어 전체 발행부수의 15.59%를 차지한 문학, 만화(14.95%), 학습참고서(12.04%) 분야 순으로 많은 책이 팔렸다.
발행 종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59.6%를 점유한 총류(사전, 연속간행물, 전집류)가 2007년에 이어 1위를 지켰다. 이어 어린이(19.53%), 사회과학(13.6%), 문학ㆍ어학(각 9.4%) 순이었다.
지난해 발행된 책의 평균 가격은 1만2,116원(2007년 1만1,872원), 평균 쪽수는 267쪽으로 집계됐다.
■ "불황에는 역시" 문학의 귀환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루 코엘류와 감성적 문체의 일본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가 한국 출판시장에서 가장 큰 브랜드파워를 지닌 이름으로 조사됐다.
교보문고가 27일 2004~2008년 문학 분야(에세이 포함)의 판매순위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연간 판매순위 50위권에서 한 번도 이름이 빠지지 않은 작가는 두 사람뿐이었다.
코엘류는 2004년 <연금술사> <11분>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를 동시에 순위에 올린 뒤, <오 자히르> <포르토벨로의 마녀> <흐르는 강물처럼> 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대형 베스트셀러는 없지만 에쿠니 가오리도 <냉정과 열정 사이> <도쿄 타워> <반짝반짝 빛나는> 등을 꾸준히 리스트에 올렸다. 반짝반짝> 도쿄> 냉정과> 흐르는> 포르토벨로의> 오> 베로니카> 연금술사>
국내 작가로는 공지영, 박완서, 류시화 등이 최근 5년 중 4년 동안 50위권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은 작가로 기록됐다. 공지영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을 비롯해 <사랑한 후에 오는 것들> <즐거운 나의 집>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즐거운> 사랑한> 우리들의>
박완서는 <그 남자네 집> <친절한 복희씨> 등을, 류시화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렸다. 사랑하라> 친절한> 그>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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