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기획사와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으로 맺은 전속계약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 이내주)는 5인조 남성그룹 '씽'의 전 멤버 김모(21)씨 등 3명이 소속사 S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계약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소속사는 2006년 김씨 등과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기간을 1집 앨범 출시일 이후 만 10년으로 정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앨범을 내지 못할 경우 계약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수익 분배 구조도 불공평했다.
앨범 50만장 이상 판매시 5,000만원, 100만장 이상이면 1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인데, 10만장 팔기도 쉽지 않은 가요계 현실을 감안하면 돈을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또 방송에 고정 출연해 얻는 수익의 40%, 게스트 출연 수익은 100% 소속사 몫으로 정했다.
재판부는 "계약 내용이 원고의 경제활동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밝혔다. 또 "신인 육성에 막대한 투자금이 드는 연예산업의 특성을 감안해도 계약 위반시 과다한 금액의 배상액을 정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가수 메이가 소속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경제활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06년 CF모델 유민호씨가 소속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계약 해지 때 과도한 배상금을 내도록 한 계약은 무효이므로 기획사에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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