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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욱 스탠퍼드大 교수 방한…"한국 민족주의, 핏줄 집착 벗고 민주담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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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욱 스탠퍼드大 교수 방한…"한국 민족주의, 핏줄 집착 벗고 민주담론 필요"

입력
2009.01.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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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는 본래 다양한 인종을 하나의 정치 공동체로 묶어내는 수단입니다. 한국은 '핏줄'에 집착하는 배타적 자세를 버리고 민족주의를 건설적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사회학)가 저서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 (창비 발행) 국내 발간에 맞춰 방한했다.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이기도 한 신 교수는 워싱턴과 서울의 정치적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ㆍ외교 현안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오바마 정부는 부시 정부보다는 유연하겠지만, 김정일 정권에 요구할 것은 분명히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린턴이 '패키지 딜'(일괄타결식 외교), 부시가 '액션 포 액션'(상호주의 개념의 외교)으로 서로 다른 입장을 취했는데, 오바마는 아직 방향을 확정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정책의 윤곽이 나오려면 반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이후의 북한에 대해서 신 교수는 "김씨 집안은 상징적으로 존재하면서, 군부가 실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바마는 경제난, 이라크 문제 등을 처리하느라 상반기가 지날 때까지는 대북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조급함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의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 는 2006년 미국에서 먼저 발간돼 강고하고 폐쇄적인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서구인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해왔다. 신채호, 안창호 등 인물 중심의 기존 연구방법에서 벗어나, 사회학적 관점으로 한국 민족주의의 흐름을 추적했다.

신 교수는 "민족주의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데올로기와 합쳐지면서 파시즘의 특징을 띠게 된 것 같다"며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서구의 부정적 시선을 소개했다.

"19세기 말 민족주의가 처음 들어올 때는 '시빅(civicㆍ공민성의 개념)'했는데,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에스닉(ethnicㆍ좁의 의미의 민족)'해졌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신 교수는 "한국이 이미 다인종 사회로 들어선 만큼, 타 민족들도 수용할 수 있는 민주적 담론 틀로 민족주의를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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